日 하네다 항공기 충돌 책임놓고 공방…JAL "착륙과정 문제 없었다"
JAL "착륙 허가 받아…관제사 지시 복창"
해상보안청 조종사-관제사 책임소지가 관건
일본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항공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충돌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기체결함이 아닌 '인재(人災)'라고 입을 모았다. 책임소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JAL에서 가장 먼저 착륙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3일 NHK는 JAL이 사고를 겪은 승무원에게 청취한 내용이라며 "JAL의 사고기는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를 받았고, 이를 복창한 뒤 진입과 조작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JAL 사고기의 조종사와 관제사는 이번 사고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JAL 측은 "활주로에 정상 진입해 평소와 같은 착륙 조작을 시작했더니 충격이 있었고, 사고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관제탑으로부터 정식 착륙 허가를 받았고, 지시를 조종사가 그대로 복창하며 이해를 잘못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리드백'까지 거쳤다는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조사에 따르면 사고 전 관제사는 JAL 항공기에 대해 C 활주로 진입 허가를 내리고,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대해서는 C 활주로 앞까지 주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JAL은 착륙을 하고,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이후 이륙을 위해 유도로에서 활주로까지 이동하라는 뜻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유도로에서 활주로로 들어가기 전에는 바로 앞 정지선에서 일시 대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활주로 진입에는 허가가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당시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노토반도 강진 피해지역에 물자 수송을 위해 이륙하려고 유도로에서 C 활주로로 진입한 상태였다. "활주로 앞까지 주행하라고 했다"는 관제사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이 때문에 관제사와 조종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향후 책임 소재를 결정하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항공 전문가들도 이번 충돌 사건은 기체 결함보다 '휴먼 에러', 즉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조종사 출신 고바야시 히로유키 항공 평론가는 "관제사와 조종사는 서로 지시를 확인하기 때문에 보통은 서로 (이해한) 내용이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공항 주변에서는 전파(무전기)를 통해 말하고 듣기 때문에 휴먼 에러가 들어가기 쉽다"며 "향후 조사의 포인트는 조종사와 관제사가 서로 지시를 확인했는지 여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고 시간대가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 비행 스케줄이 많은 러시아워였기 때문에, "사고의 원인이 될 수는 없지만, 과밀한 스케줄이었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현재 ▲해상보안청 조종사에게 내린 관제사의 지시가 주장대로 명확했는지 ▲해상보안청 조종사가 이를 무시하거나 잘못 듣고 활주로에 들어간 것인지 ▲관제사와 조종사가 이를 서로 재차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는지 ▲왜 JAL기는 고 어라운드(착륙하지 않고 재상승)하지 않았는지 등 원인에 대한 추측이 분분하다. 다만 고바야시 평론가는 "이번 사고는 해가 진 밤 시간대 운행이었기 때문에 JAL이 활주로에 진입한 해상보안청 기체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여기에 JAL의 기종인 에어버스 A350의 착륙속도는 거의 신칸센과 비슷하다. 착륙 직전에 알아차려도 대처가 힘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국가운수안전위원회는 이날부터 관제사와의 소통 등 당시 상황 조사에 나선다. 아직 관제탑에 교신한 음성 데이터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교신 기록 해석에 들어가며, 손상 상황도 자세히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시청은 이날부터 도쿄공항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 여부와 관련, 현장검증과 관련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사고가 난 JAL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도 전문가를 일본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의 항공사고조사국도 조만간 조사단을 일본에 보낼 예정이다.
다만 사고 조사 결과가 정리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니케이는 "항공 사고 조사 결과가 정리되기까지는 연간 단위의 시간이 걸린다. 1994년 나고야 공항에서 중화항공 비행기가 추락한 사고의 경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2년 3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발표 15분 전' 소름 돋는 타이밍 "또 미리 알았나...
이번 충돌 사고로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기장을 제외한 통신사, 정비사, 부기장 등 5명이 사망했으며, JAL 항공기의 탑승객 379명은 전원 대피했다. 14명은 타박상이나 컨디션 불량을 호소해 병원에 호송돼 진료받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