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소장 안중근 의사 옥중 유묵
5년 만에 경매로 국내 소장자 낙찰

지난해 말,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이 약 5년 만에 경매에 나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1910년 사형 집행을 앞두고 뤼순 감옥에서 쓴 유묵에는 "용과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라는 뜻의 글귀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가 안 의사의 선명한 지장과 쓰여있었다.

안중근(1879∼1910) 의사 유묵이 국내 경매에서 19억5천만원에 팔렸다.

20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전날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에 쓴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 용과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교하겠는가) 유묵이 19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구입자는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 서울옥션]

안중근(1879∼1910) 의사 유묵이 국내 경매에서 19억5천만원에 팔렸다. 20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전날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에 쓴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 용과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교하겠는가) 유묵이 19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구입자는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 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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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이 유묵은 서울옥션 경매에서 19억 5000만원에 낙찰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또한, 일본인 소장가가 보관했던 것을 국내로 환수하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앞서 일본 개인 소장가가 보관했던 안 의사의 유묵 '세심대'가 2017년 12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4억 원에 낙찰됐고, 2018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다른 유묵은 7억5천만 원에 낙찰됐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남긴 한문 휘호 유묵은 총 200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안 의사 기념관은 이 중 57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31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등록됐다. 당시 상황상 모든 유묵은 일본인에게 남겨졌는데, 안 의사 유묵은 물론 여타 문화재를 보관한 외국인 소장가들은 일제히 안중근 유묵 최고가 소식에 주목했다.

이에 오는 2월 경매에는 안 의사의 또 다른 유묵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 山色古今同)'을 비롯해 고미술품인 추사 김정희의 '시고, 묵란도', 시산 유운홍의 '서원아집도'가 나란히 출품됐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유묵의 내용은 사람의 나약한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나라를 위한 자신의 마음은 변하지 않고자 했던 안 의사의 굳은 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함께 출품된 시고, 묵란도는 추사가 회갑을 맞이한 1846년 주로 쓴 인장인 좌측 하단 ‘병오노인丙午老人’ 도장을 통해 그 시기 제작한 작품으로 추정된다. 시산 유운홍의 '서원아집도'는 북송대 명사들이 정원에 모여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고사인물화로, 풍속화로 알려진 유운홍의 드문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김준선 서울옥션 미술품경매팀 선임은 "지난해 12월 경매에 출품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19억 5000만원에 낙찰되고, 비슷한 시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환수된 고려 나전함이 올해 초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되는 등 관련 이슈가 부각되면서 최근 문화재 환수에 대한 주목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번 경매에 환수 문화유산이 평소보다 많은 세 점 출품된 것 또한 이처럼 문화유산 환수에 대한 주목이 이어져 온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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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들이 오는 27일 경매에서 국내 소장가에게 낙찰되면, 그간 존재조차 파악되지 않았던 문화유산이 일본과 캐나다에서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제 경매는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환수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편집자주예잇수다(藝It수다)는 예술에 대한 수다의 줄임말로 음악·미술·공연 등 예술 전반의 이슈와 트렌드를 주제로 한 칼럼입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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