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생리대 늘었다지만"…여전히 견고한 '프리미엄 시장'
중저가 생리대 비중 4~7%대
저가 제품 늘렸지만 고가 중심 여전
"중소업체 유통 진입장벽 낮춰야"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이후 업계가 '중저가 생리대' 확대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고가 제품 중심의 시장 구조가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중저가 제품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중소 제조사의 유통망 진입을 지원하는 등 시장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활용품 기업 유한킴벌리의 중저가 생리대 판매 비중은 여전히 전체의 4~7%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1월, 중저가 생리대 확대 방침을 밝힌 이후 3월부터 신제품 출시와 대형 오프라인 채널 입점 확대 등을 추진해왔으나, 판매 비중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소비자 수요가 여전히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기존 중저가 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층 내에서 판매가 이뤄진 측면이 크다"며 "새로 출시한 수퍼롱 제품은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품목이 아니다 보니 판매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프리미엄 제품 대비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중저가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유한킴벌리가 '좋은느낌 순수 수퍼롱 오버나이트'를 새롭게 출시하며 중저가 라인업을 기존 3종(좋은느낌 순수 중형·대형, 좋은느낌 코텍스 오버나이트)에서 4종으로 늘렸고, LG유니참 역시 지난달 실속형 생리대 '쏘피 레귤러'를 정식 등록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중저가 제품 확대만으로는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생리대 시장은 주요 제조사 3사(유한킴벌리·깨끗한나라·LG유니참)가 전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구조다. 사실상 이들 업체의 주력 제품 가격이 시장의 평균 가격대를 좌우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안전성과 위생에 민감한 여성용품의 특성을 앞세워 '유기농' '순면' '유해물질 제로' 등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현재의 고가 구조가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광고·마케팅 비용과 복잡한 유통 구조까지 더해지며 전반적인 생리대 시장 가격이 높아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0.49에서 지난해 119.31로 5년 새 19%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중소 제조사의 유통망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대형 제조사 중심 구조가 유지되는 한, 중저가 제품이 일부 늘어나더라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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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판촉비 부담을 줄여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업체들이 더 많은 소비자와 만날 수 있도록 유통·판매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내 경쟁이 활발해질수록 전반적인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나고, 결국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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