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의견거절'에 IPO 실패 현실화
"회사서 나온 풋옵션 사유…이해관계인에 청구가능"

스타트업이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지자, 벤처투자조합 운용사(GP)가 이 회사 최대주주와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다투다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회사 내에서 발생한 사유라도 계약 문언에 따라 이해관계인에게 풋옵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2부(재판장 최욱진)는 모 벤처투자조합 GP가 바이오 스타트업의 최대주주인 A제약사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청구소송 1심에서 최근 "A사가 (인수대금에 연 복리 10% 가산한) 약 53억원을 GP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의견거절은 IPO 추진에 중대 장애요인"
[Invest&Law]法 "감사의견 적정 못 받아 IPO 차질"…대주주 풋옵션 책임 인정
AD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투자조합은 2020년 12월 A사에서 스핀오프(분사)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신주 80만주(약 35억원 규모)를 인수했다. 투자계약서엔 회사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일정 사유가 발생하면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풋옵션은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투자자가 미리 정한 방식대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스타트업 대표와 최대주주인 A사 등은 이해관계인으로서 계약 과정에 참여했는데, 계약서는 특히 '감사의견 비적정(의견거절 포함) 등으로 기업공개(IPO)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발생한 경우'를 풋옵션 행사 사유 중 하나로 뒀다.


이후 스타트업 경영 상황은 악화일로였다. 2023년 11월 사측은 주주들에게 "남은 현금 자산이 약 2억원이며, 향후 3개월간 최소 10억원의 단기 자금이 필요하다"며 "3년간 4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후속투자 유치 과정에서 50억원의 투자 확보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투자조합은 "IPO 추진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고, 최대주주인 A사가 응하지 않자 매매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法 "계약 문언상 이해관계인도 풋옵션 매수 상대"

1심은 투자자 측 손을 들어줬다. 우선 스타트업이 2024 사업연도 재무제표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점에 주목했다. 의견거절은 회계법인이 감사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거나 불확실성이 커서 재무제표가 적정한지 의견 자체를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상장 규정상 최근 사업연도 감사의견 '적정' 등 형식 요건이 요구된다는 점을 들어, 의견거절은 IPO 추진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A사 측은 "감사의견 문제는 스타트업에서 발생한 사유인데, 투자자가 A사를 상대로 풋옵션을 청구할 수 있느냐"며 "이해관계인에게 책임을 묻자면 고의·중과실 등 귀책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맞섰다.


[Invest&Law]法 "감사의견 적정 못 받아 IPO 차질"…대주주 풋옵션 책임 인정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재판부는 계약 문언상 풋옵션 조항이 '사유 발생 주체'와 '행사 상대방'을 분리한다고 봤다. 즉 회사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투자자는 상대방을 이해관계인으로 선택해 청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별도 조항의 '고의·중과실' 요건을 풋옵션 조항에 끌어와 제한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감사의견 비적정 등으로 회사 재무가 악화된 상황에서는 회사가 스스로 주식을 사들이기 어려워 풋옵션이 무력화될 수 있는데, 이때까지도 대주주에게 풋옵션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조항 자체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AD

다만 연 15%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A사가 대금 지급 의무를 늦췄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기각했다. 1심 판결 이후 양측 모두 불복하고 항소했다.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