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로 나누는 '여대' 유지해야 하나" vs "여성 리더십 공간 필요"
성평등부, 21일 '제3차 성평등 토크 콘서트'
2030 청년 참여자, 여대 존치·병역 의무 등
성별 불균형 경험 공유
"과거 가부장적이었던 시절과 많이 달라졌는데, 굳이 여성 고등교육을 위한 기관으로써 '여대'를 따로 둘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30대 남성)
"(사회에선)여성들이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 하지만 여대에선 이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존치되어야 한다고 본다."(30대 여성)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제3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 행사에서 2030 청년 참여자 19명은 '사회진입기 청년의 성별 인식격차'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학창 시절의 교육 경험, 진로 탐색, 대학 생활, 병역 의무,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경험한 성별 불균형 사례를 공유하고 원인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여대를 둘러싼 편견과 남녀공학으로 전환 문제, 극단에 치닫는 성 인식 격차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3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을 개최해 청년 참가자들과 '사회진입기 청년의 성별 인식격차'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김모(30대·남)씨는 "한쪽 성만 있는 공간에 있다 보면 사회와 동떨어진 다른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제 딸이 나중에 여고·여대를 간다고 하면 선호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과거에는 여성이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게 여대가 제 기능을 수행했지만, 성에 따른 교육 차별이 없어진 지금은 그 필요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설명이었다. 오히려 특정 성만 있는 공간에서 편협된 시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봤다. 김씨는 "남중, 남고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딱히 문제 삼지 않지만 여중, 여고, 여대가 전환한다고 하면 이슈가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대학이 사회 진출 전 단계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볼 때, 여전히 낮은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대는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모(20대·여)씨는 "정책 분야로 취업하려면 여대를 가는 게 나쁘지 않다는 조언을 여러 번 들었다"며 "성별에 따른 교육 차별은 완화됐지만, 사회 구조적인 차원에서 여성들의 참여는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대는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김모(30대·남)씨는 "학문적 영역에서 여대 존치는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직업 인력 양성 차원에서) 한쪽 성별만 제한하는 것이 유리하진 않을 것 같다"고 짚었다.
참여자들은 여대 존치 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지만, 교육 현장에서 남녀 혐오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여대가 '차별 없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듯, 지금은 교육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평등'의 가치를 전 교육과정에서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초·중·고학생들이 또래뿐만 아니라 상대의 성을 가진 교사에게까지 적개심을 분출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교육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3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을 개최해 청년 참가자들과 '사회진입기 청년의 성별 인식격차'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원본보기 아이콘김씨는 "교사인 지인의 경우, 반 여학생 4명이 성추행으로 무고해 정직 처리됐다"며 "단순히 해당 교사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상대 성별에 대한 증오심의 표출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상대 성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데, 교육당국의 대처는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이모(30대·남)씨도 "남성 혐오, 여성 혐오를 넘어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교육 과정에 관련된 인식 개선 과정 등을 추가하거나 성평등가족부서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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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회를 마치고 난 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여대와 관련된 문제는 정말 어려운 문제"라면서 "불편할 수 있는 주제일 텐데도 수용성 높게 진행해 줘 감사하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오늘 나온 이야기 중 성평등부만의 힘으로 풀 수 없는 많은 문제는 다른 부처에 협력 과제로 요구하겠다"며 교육 현장에서의 성별 갈등 문제에 대해 "교육부나 교육위원회 계신 분들과도 이야기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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