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회주의자' 맘다니, 4일 뉴욕시장 선거서 당선 유력
임대료 동결, 무상 버스·보육 등 진보 공약 앞세워
쿠오모 꺾은 '맘다니 돌풍', 트럼프 심판론에 불 붙여
대학 교수 父·영화감독 母…엘리트 이민 2세
'진보 실험' 맘다니, 워싱턴D.C. 정치 지형 흔드나
"조란 맘다니는 미국 자본주의의 수도인 뉴욕시에 예상치 못한 선택이 될 것이다."(뉴욕타임스(NYT))
"뉴욕시는 오늘 자본주의 수도를 사회주의자가 운영할지 결정하게 된다."(블룸버그 통신)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첫 무슬림 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인공은 34세의 뉴욕주 하원의원 조란 맘다니. 그는 올해 6월 민주당 경선에서 주택 임대료 동결, 무상 버스·보육, 부유세 신설 등 진보 공약을 내세워 거물 정치인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후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첫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미국 사회 전반이 보수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맘다니의 승리가 확정될 경우 미국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맘다니의 정치 경험 부족과 포퓰리즘 공약 남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역대급 투표 열기…뉴욕 첫 무슬림 시장 눈앞
이날 미국에서는 뉴욕시장뿐 아니라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등을 새로 선출하는 이른바 '미니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지방선거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민심 풍향계이자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뉴욕시장 선거는 '맘다니 돌풍' 속에 역대급 투표 열기를 보이고 있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 개시 12시간 만에 100만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사전 투표 73만5000명을 포함해 총 185만명이 투표에 나섰다. 이는 2021년 뉴욕시장 선거 최종 투표수(110만명)를 넘어서는 수치로, 이번 선거에 대한 뉴욕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투표는 이날 오후 9시 마무리된다.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에 따르면 맘다니는 40%의 지지율로 2위인 무소속 쿠오모 전 주지사(34%)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유력하다. 그가 당선되면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자, 미국 역사상 첫 인도계 미국인 시장이 된다.
'민주 사회주의자' 맘다니…엘리트 이민자 가정 출신의 진보 정치인
맘다니 열풍의 배경에는 뉴욕의 높은 물가와 생계비에 지친 시민들의 불만이 깔려 있다. 그는 민주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민주주의 기반의 사회적 소유를 통해 공정·평등·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이념을 내세웠다. 임대료 동결과 저렴한 주택 공급, 무상 버스·보육, 부유세 신설 등 핵심 공약은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다. 생활비 부담에 시달려 온 젊은 세대와 서민층의 절대적 지지가 맘다니를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계 입문 5년이 채 안 된 그가 인구 850만명, 연간 예산 1120억달러의 거대 도시를 이끌 역량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급진 좌파적 색채와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비판 역시 적지 않다.
이 같은 진보적 가치관을 내세우지만 맘다니는 전형적인 엘리트 가정 출신이다. 그는 1991년 우간다 캄팔라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브롱스과학고와 보든 칼리지를 졸업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부친 마흐무드 맘다니는 컬럼비아대 정부·인류·아프리카학 교수이고, 모친 미라 나르는 하버드대 출신 영화감독으로 그의 작품은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 시리아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인 라마 두와지와 결혼했다.
'진보 실험' 맘다니, 워싱턴D.C. 흔드나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이 확정되면 내년 중간선거뿐 아니라 미국 정치권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자본주의 심장'에서 시작된 맘다니의 '진보 실험'이 워싱턴D.C. 정치 지형을 어디까지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민심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며 '트럼프 심판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뉴욕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기도 하지만, 반이민 정책과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연방정부 인력 감축 등 '트럼프식 독주'에 대한 반발이 선거 결과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며 당선 시 뉴욕시 지원 예산을 감축하겠다고 경고했으나, 그의 고향인 뉴욕의 민심은 맘다니 쪽으로 기울었다. NYT는 "이번 선거는 이민자 추방 격화, 정치적 양극화 고조, 생계비 불안 등 지역·국가적 요인들이 충돌하는 가운데 치러졌다"며 "뉴욕의 오랜 권력 구조를 재편하고, 지난해 대선 참패 이후 민주당의 향후 방향에 메시지를 던질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당내 노선 갈등 심화 가능성도 안고 있다. 특히 급진적 공약을 앞세운 맘다니의 당선은 민주당 전반에 '좌클릭'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중도층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 싱크탱크 서드웨이의 매트 베넷 부대표는 "맘다니의 승리는 민주당의 주요 목표가 공화당 지역과 경합주로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의회와 백악관으로 돌아갈 길을 만드는 데 있다고 믿는 당내 인사들에겐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며 "맘다니의 민주사회주의 플랫폼은 공화당에 (민주당을 공격할) 무기 세트를 쥐여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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