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벌완화·금전적 책임성 강화 등 5개 원칙
권칠승 "전과자 양산 제도 고쳐나갈 것"

당정이 그간 기업 경영 활동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저임금, 근로기준법, 식품위생법 등 110개 형사 처벌 규정에 대해서도 면책 규정 마련, 과태료·손해배상 전환 등 추진하기로 했다.


권칠승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당정 협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과도한 경제 형벌 규제가 기업의 혁신 저해하고 투자 결정 방해한다는, 그래서 민생 경제 활력 지나치게 옥죄는 문제의식은 당정이 함께 공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는 대신 기업의 자율성·예측가능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중요 범죄에 대한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건을 명확화하고 처벌 범위를 축소한 대체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배임죄 관련 1심 판례 3300건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TF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30 김현민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TF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30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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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형법상 배임죄 폐지 등 110개 형사 처벌 규정 개정 원칙과 관련해 정상적 경영 판단이나 주의 의무를 다한 사업자 보호, 형벌 완화 및 금전적 책임성 강화, 경미한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전환, 선(先)행정·후(後)형벌 부과, 법률간 형평성 확보 등 5개 원칙을 설명했다.

권 단장은 또 "제재 필요성이 있더라도 그 수단이 반드시 형벌일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줄이거나 또 피해자 구제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손해배상으로 전환하겠다"며 "경미한 행정상 의무 위반까지 형벌을 확보해 전과자를 양산하는 제도는 고쳐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행정 조치만으로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는 우선 시정 명령,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이를 불이행할 때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 바꾸겠다"며 "타 법률과 비교해 헌법이 유독 과도한 경우 총량을 완화하거나 폐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정은 또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증거 개시 제도, 징벌적 손해배상 및 집단 소송제 도입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권 단장은 이에 대해 "형벌 위주의 제재를 민사 책임 강화로 전환하여 실질적 피해 보호를 이끌어내겠다고 하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당정, 배임죄 조항 폐지키로…110개 경제형벌 개선 원본보기 아이콘

기자가 대체 입법의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 가능성을 묻자 권 단장은 "오늘은 시한을 정한 바 없다. 법무부가 중심돼서 최대한 신속히 대체 입법을 마련한다는 것까지 논의했다"고 답했다.


형법상 배임죄 완화가 대장동·백현동 사건과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면소를 위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 권 단장은 "정치 공세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오기형 의원은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배임죄 폐지를 주장했고, 4~5년 전에 금태섭 전 의원도 주장했다"며 "많은 기업이 배임죄 폐지를 주장하고, 우리도 그 맥락 속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도 많이 논의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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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배임죄에 대해서 무조건 완전 폐지는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완전한 폐지가 아니라 대체 입법을 유형화하는 것이 어디까지 준비할 수 있는가를 보면서 간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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