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
1차 과징금 처분이 과소한 제재에 해당하더라도 추가로 증액 처분을 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 부장판사)는 6월 19일 치과의사 A 씨가 송파구보건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24구합58159)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실관계]
A 씨는 2019년 12월 △30만 원 상당의 치아·잇몸 미백치료 체험단 10여명 모집 후 각자의 인터넷 블로그에 치료 후기 게시 △치료경험담을 각자의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할 경우 현금 1만 원을 받는 기자단 30여 명 모집으로 구성된 온라인광고 용역을 광고대행업체에 의뢰했다. 광고대행업체는 2020년 1~4월 해당 용역을 실행했다.
그러던 중 2021년 9월 한 공익신고자가 'A 씨를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공익신고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은 '의료인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료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제2호엔 '환자에 관한 치료경험담 등 소비자로 하여금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가 적시돼 있다. 국민권익위는 공익신고서를 포함한 관련 자료를 서울경찰청과 송파구청에 송부했다.
서울동부지법은 2023년 5월 A 씨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했다. A 씨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됐다. 형사사건 결과를 받은 송파구보건소는 2023년 9월 업무정지 1개월 처분에 갈음하는 과징금 1500만 원 부과 처분을 했다. A 씨는 과징금을 납부했다. 보건소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위임을 받아 지역 병원을 제재할 수 있다.
그런데 공익신고자가 또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A 씨에게 개정 의료법 시행령의 과징금 산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2월 28일 시행된 개정 의료법 시행령은 의료법상 과징금 상한액을 50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높였다.
송파구보건소는 공익신고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2023년 12월 A 씨가 이미 납부한 과징금 1500만 원을 공제한 다음 과징금 1억9923만 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
법원은 "일단 제재처분을 한 뒤엔 선행 처분에 대한 처분 상대방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상대방에게 불리하게 처분 양정을 상향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 씨는 동일한 광고대행업체를 통해서 시간적으로 근접한 시점에 동일한 수법으로 의료법 위반 행위를 했다"며 "위반 행위 전체가 형사법에서 포괄일죄로 의율돼야 한다면 행정법에서도 '하나의 위반 행위'로 보아 하나의 제재처분을 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개정 의료법 시행령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옳았다"며 "행정청이 법리를 오해하여 과징금액을 과소하게 산정한 하자가 있었던 건 맞다"고 판단했다. 개정 의료법 시행령 시행 이전에 시작된 인터넷 블로그 치료경험담 게시가 공익신고 시기까지도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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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재판부는 "행정청이 처분 상대방의 여러 가지 법 위반 행위를 인지했다면 그 전부를 일괄해 법령상 최고한도 내에서 하나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일부 법 위반 행위만 우선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고 차후에 별도의 처분을 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상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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