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 커피챗]"고민이 뭔지 말해볼래요?"…어디서나 만나는 AI 상담사 '헬프티처'
이경민 헬프티처 대표 인터뷰
13개 자료 학습한 AI 상담 서비스
서울·광주 등 전국으로 확산
인공지능(AI)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선뜻 답하기 어려웠던 질문에 요즘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답한다. 사람보다 AI에 친밀감을 느끼고 내밀한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대다. 이경민 헬프티처 대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AI 상담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우울에서 비롯된 사회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28일 이 대표는 "'처음엔 누가 AI에 고민을 이야기하지, 이게 될까?' 싶은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사람보다 편안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는 반응과 24시간, 언제·어디서든 만날 수 있어 오히려 경제적이란 피드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학교 행정 업무를 자동으로 완성해주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던 헬프티처는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AI 상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울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위험도가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이 대표는 "학교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이 압축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의 축소판'과 같다"며 "성장단계에서 호르몬이 불규칙하게 분비되는 아이들은 불안감·우울감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 정신 건강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헬프티처가 만든 1평 남짓한 AI 상담실에 들어서면 커다란 화면과 의자가 놓여있다.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화면에 AI 상담사가 등장한다. "고민이 뭔지 말해볼래요?"라는 음성과 함께 상담이 시작된다. AI 상담사는 내담자의 시선에 따라 고개를 돌리기도, 눈동자를 움직이기도 한다. 실제 마주 보는 기분이 들도록 한 것이다. 상담이 완료되면 결과지가 개인 메시지를 통해 전송된다. 우울 위험도가 높게 측정된 경우엔 전문 의료진에게도 결과지를 전송해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AI 상담 기록이 생활기록부처럼 쭉 쌓이면서 개개인의 고민과 정신 건강 상태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상담사는 전문 상담 매뉴얼을 토대로 내담자를 응대한다. 헬프티처의 AI 상담 시스템은 미국심리학회에서 공식 인증된 논문을 비롯해 서울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의 학교 응대 매뉴얼 등 13개 자료를 학습했다. 더 많은 내담자를 만날수록 데이터가 쌓여 양질의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다. 헬프티처의 AI 상담실은 서울 시립성북청소년센터와 국립세종수목원 등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대 설치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야기할 상대가 없었는데 앉아서 고민을 털어놓는 행위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다는 50대 여성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AI 상담실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00만원 간다" 증권가에서 의심하지 말라는 기업 ...
최근엔 청소년뿐 아니라 군인·노인·장애인 등 우울감을 느끼기 쉬운 계층으로 타깃을 확대하고 있다. 고립된 환경에서 개개인의 정신 건강을 관리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군대 전문 상담 인력이 수천 명에 한 명꼴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고가 발생한 뒤에 수습하면 늦는다. AI 상담실을 통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헬프티처가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해지도록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