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韓 대중문화예술 '명예의전당'은 시대적 과제
'100년 역사' 세계적 문화강국
그에 걸맞은 기록보존 공간 부재
예술·대중 소통의 장 만들어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대중문화예술 명예의전당' 건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중문화예술은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분야다. 이제부터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념사업을 넘어, 한국 대중문화예술의 역사를 정리하고 후대에 전승하는 중요한 과업임을 의미한다.
배우, 가수, 기획자 등 대중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명예의전당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미래 세대가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자부심이 더욱 단단해져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의견은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현실적인 요구다.
한국 대중문화예술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없다. 반면, 미국에는 '로큰롤 명예의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 영국에는 '브리튼 뮤직 익스피리언스(British Music Experience)' 같은 기관이 존재한다. 일본 역시 대중음악,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기리는 전시관과 박물관을 운영하며 문화적 자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사실 명예의전당 건립 논의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유 장관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이후 몇 차례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17년 전과 비교할 때 한류는 전 세계적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K팝, K드라마, K무비, K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은 막강해졌으며, 이제 대중문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명예의전당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 사회적 존중을 부여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돼야 한다. 미국의 '그래미 박물관(Grammy Museum)'이나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처럼, 예술인들의 업적을 기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대중문화예술의 위상을 높이고, 그 가치를 후대에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명예의전당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교육, 연구, 체험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류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관, K팝 아티스트들의 주요 활동과 무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대중문화예술인을 기리는 헌정관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팬과 아티스트가 소통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공간과 최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시도 고려해볼 만하다.
명예의전당이 단순한 기념시설을 넘어 국내외 관람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는다면 경제적 효과 또한 상당할 것이다. 한류 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명예의전당을 필수 코스로 삼게 되면 이는 관광 산업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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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신속히 수립해야 한다. 한류는 대한민국이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다. 그 가치를 더욱 빛내기 위해 명예의전당 건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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