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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고온서 구리 산화 막는 신기술 개발… ASE법, 초미세 실리콘막 효과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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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성균관대-미시시피주립대, 산화억제 실리콘·산소·구리 사이콕스층 검증

철·니켈 등 다른 금속 표면서도 SiFeOx, SiNiOx층 형성, 고온 산화 차단 확인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정세영 명예교수 연구팀과 성균관대학교,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원자 한 층의 차단막을 도입해 구리의 전기전도도는 그대로 유지한 채 고온에서 산화를 막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ASE(Atomic Sputtering Epitaxy)법을 활용해 실리콘(Si)을 증착한 것으로 400℃의 고온에서도 금속 표면의 산화가 억제됨을 규명했다.

‘ASE법’은 부산대 정세영 교수 연구실에서 개발한 박막 성장 기술로, 낱알경계(grain boundary)가 없는 금속 박막을 원자 한 층 수준(약 0.2nm)의 거칠기로 성장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리는 상온에서도 산화가 유발되고 온도가 높아질수록 산화 속도는 급격히 증가한다. 정세영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 'Nature 603, 434 (2022)'에서 구리 표면이 원자 한 층의 계단 형태(초평탄 표면)로 이뤄져 있으면 상온에서의 산화를 방지할 수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초평탄 표면을 갖는 구리 박막조차도 열을 가하게 되면 산화가 진행돼 산화된 두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지니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구리 표면에 물리적 흡착 상태로 상시 존재하는 산소를 표면에 고정하는 ‘고정 원소’를 도입해 산화를 방지하고자 했다. 제1원리 계산을 활용해 다양한 고정 원소 후보군을 조사한 결과, 실리콘(Si)이 가장 적합하다는 이론적 근거를 확보했고 표면 단 한 층에서 ‘사이콕스;실리콘(Si)-산소(O)-구리(Cu) 원소 간 강력한 결합’이 형성됨을 추가로 규명했다.

이론 계산을 실험으로 검증한 결과, 실리콘(Si)이 증착된 단결정 구리 표면은 400℃에서도 산화를 견뎠으며, 실리콘이 증착된 일반 구리 호일도 300℃ 근처까지 산화가 방지됐다. 또 철(Fe)이나 니켈(Ni) 등의 다양한 금속에서도 고온 산화(400℃)가 억제됨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실리콘(Si)이 ASE법에 의해 구리 표면에 원자 수준으로 뿌려지면 약한 결합을 하고 있던 구리와 산소 사이에 개입해 강한 결합의 층(Si-Cu-Ox, 사이콕스)을 형성해 고온에서의 산화를 차단함을 밝혔다.

사이콕스 산화차단막 연구이미지.

사이콕스 산화차단막 연구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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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의 전기 저항은 1.72×10-6 Ω·cm도 탁월한 전기 전도도를 자랑한다. 많은 사람이 금(Au)의 전기 저항이 더 낮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금의 전기 저항은 2.44×10-6 Ω·cm도 구리보다 높다. 그런데도 금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산화에 강하고 고온에서의 안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다만 금의 높은 가격은 큰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리의 표면을 화학적으로 코팅해 60℃ 정도의 산화를 억제한 기술이 2022년 'Nature'에 보고될 만큼 구리의 고온 산화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 코팅 방식은 전기 저항을 증가시켜 우수한 구리의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또 재료 과학에서 발전한 합금화 기술 역시 산화 방지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전기 전도도를 보존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로 인해 구리의 산화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본연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ASE법을 최초로 개발해 2차원 구리 박막을 결정립계가 없도록 성장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ASE법을 적용해 구리 박막, 구리 호일, 폴리머에 증착된 구리 혹은 표면이 거친 다결정 표면 등 어떤 형태의 구리 표면이더라도 Si 입자를 매우 균일하게 도포해 사이콕스 층을 형성했다. 최상위 표면 내 형성된 원자 한 층의 막(사이콕스)은 고온에서의 산화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구리 본연의 전기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원자 한 층 두께의 차단막을 도입해 고온 산화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구리의 전기적 특성은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향후 전극 소재 내 구리의 활용 가능성을 크게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Si을 증착해 400℃까지의 고온 산화를 차단하는 사이콕스 층의 발명에 대한 이번 연구는 ‘An impermeable copper surface monolayer with high-temperature oxidation resistance(고온산화저항을 갖는 침투 불가한 구리 단원자층 표면)’ 제목으로 세계적인 재료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2월 8일 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정세영 명예교수,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김영민 교수,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물리천문학과 김성곤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 부산대 단결정연구소 김수재 박사,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김영훈 박사(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박사후연구원)가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다.


정세영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는 “구리의 산화 문제는 재료공학과 산업계의 심각한 난제 중 하나로 여겨져 왔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산화 문제는 더 심각해지며 해결 방안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연구의 결과로 구리를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재료 분야와 산업 분야에 매우 획기적인 진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정세영 교수, 김영민 교수,  김성곤 교수, 김수재 교수, 김영훈 박사.

(왼쪽부터)정세영 교수, 김영민 교수, 김성곤 교수, 김수재 교수, 김영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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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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