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결국 체포 실패
재판 영향도 불가피한 상황
공조본 체제 '흔들' 위기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실패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군 지휘부 등이 줄줄이 기소됐지만 정작 수괴 조사는 이뤄지지 않아 향후 재판은 물론 다른 가담자 수사에도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 공수처와 경찰의 공조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신속 수사에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6일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6일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사실상 尹 공소장인데… 재판 영향 불가피

7일 법조계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전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필두로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내란을 공모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한 군 지휘부를 최근 줄줄이 기소하고 있다.

이들의 공소장은 사실상 윤 대통령 공소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전 장관 공소장엔 ‘대통령’만 141회 등장했다. 검찰은 이들이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軍 지휘부 줄기소에도…'무능' 공수처 후폭풍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정작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만료일까지 집행하지 못하고 법원에 재청구를 선택했다. 향후 진행될 김 전 장관 등 재판 과정에서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물이 공개된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를 미리 알고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더 늦어지면 보안 유지는커녕 타 수사나 재판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공수처가 자인한 ‘무능’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윤 대통령 측의 거센 반발에도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며 그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측은 법에도 없는 ‘이의신청’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했으나 법원은 재차 기각해 영장 발부 정당성을 확인해 줬다.


하지만 공수처는 영장 만료일인 전날 경찰에 공문을 보내고 영장 집행을 경찰에 위임하려다가 결국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공문에 법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만 당하며 망신살이 뻗쳤다. 영장을 집행할 능력도, 법리를 제대로 검토해 적용할 능력도 없음을 자인한 꼴이다.


공수처가 이번 수사에 제대로 임하고 있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를 제외하고 공수처가 발부받은 구속영장은 문 사령관뿐이다. 이마저도 경찰이 긴급체포했다가 현역 군인이란 이유로 검찰이 불승인해 공수처로 이첩한 사안이었다.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소속 관계자들이 재집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소속 관계자들이 재집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흔들리는 ‘공조본 체제’

공수처와 경찰은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체제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공수처와 경찰은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체포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 당시 경찰은 윤 대통령 체포를 막은 박 처장 등을 체포하려 했으나 공수처가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AD

공수처의 일방적 영장 집행 위임을 두고도 경찰에서는 "과거 검찰이 발부받은 영장을 경찰이 대신 집행한 사례가 없다" "사건 이첩이 아니고 잡아만 오라는 것은 황당한 얘기"라는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