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긴급 대국민 담화서 "비상계엄, 통치행위"
"내란 행위로 보는 건 법체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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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2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면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고, 오로지 국회의 해제 요구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지난 7일 비상계엄 사과 대국민 담화 이후 닷새 만에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한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 국회 탄핵안 재표결에 앞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갖고 직접적인 입장 표명에 나섰다.


尹, 닷새만 용산 대통령실 출근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를 나라를 망치려는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여러 헌법학자와 법률가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우리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여권에서 거론하는 '질서 있는 퇴진론'을 전면 거부한 것으로서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탄핵 심판과 수사에 법률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다수의 힘으로 입법 폭거를 일삼고 오로지 방탄에만 혈안이 돼 있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면서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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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그간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다"고 운을 뗀 윤 대통령은 "작년 하반기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 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어 국가정보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으나 선관위는 헌법기관임을 내세우며 완강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는)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면서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尹 "야당이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도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개선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이런 사유로 이번 비상계엄 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 점검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가 거대 야당의 폭주로 인한 것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야당이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켜 온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비위를 덮기 위한 방탄 탄핵이고 공직기강과 법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괴물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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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당초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내걸고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윤 대통령이 하야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 대표도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 담화문 발표 이후 한 대표는 "담화를 보고 당이 윤 대통령 제명과 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면서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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