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고령 사회 진입…시니어 주택 산업 미개척 분야
시장 성장 가능성에 보험사·대기업 등 사업 확대 집중
고령화 속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에서 외국계 전문 투자사와 국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건설업 및 호텔 운영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 집단 등 3강의 치열한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계 대형 투자사들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에 '자금 폭탄' 투하 시작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10위권(운용자금 기준)의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는 국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HHR자산운용과 손잡고 국내 양로·요양시설을 위한 펀드 조성을 최근 완료했다.
앞서 인베스코는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 지출을 위해 시니어 토털 케어 전문 기업인 케어닥과 공동으로 시니어 전문 운영사인 '케어오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인베스코는 국내 운용사 HHR자산운용이 조성하는 펀드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투자한 곳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케어홈 송추 포레스트점,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위치한 케어닥케어홈 배곧신도시점이다.
인베스코는 국내 운용사 및 시니어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빠른 속도로 투자를 넓혀갈 계획이다. HHR자산운용 한 고위관계자는 "향후 20~30건 정도 추가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시니어 하우징 시장은 지금 롯데가 앞장서 치고 나가고 있고 이제 외국인들이 막 관심을 가지고 들어온다"며 "이 사업도 '규모의 경제'가 적용돼 여러 군데 운영을 할수록 코스트가 낮아지고, 아파트처럼 브랜드 이름을 지으면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니어 리빙 전문기업인 스라이브(Thrive)도 최근 국내 기업형 임대업체 GH파트너스와 한국 시장에서 손을 잡기로 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한국 시니어 하우징 산업에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GH파트너스는 한국 최대 멀티패밀리 자산관리회사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국에서 1만9500가구 이상의 임대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다. 스라이브는 2008년 설립된 회사로, 전 세계적으로 25억달러(약 3조5000억원) 이상의 시니어 리빙을 개발·소유·운영해왔다.
'자금력 뒷받침'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도 시장 성장 가능성에 '노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다. 내년이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중이 총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니어 주택 산업은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와 건설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이 적극적으로 시니어 리빙 시장을 개척하는 배경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마스턴투자운용은 부동산 디벨로퍼 STS개발과 손잡고 시니어 하우징 개발을 위한 펀드 조성에 나섰다. 아시아 투자자를 상대로 최소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를 모집하는 계획으로, 첫 헬스케어부동산 사모펀드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최초로 오픈한 실버타운은 이지스자산운용이 KB골든라이프케어와 협업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시니어 하우징이다. 이지스운용은 앞으로 서울 시내에서 실버타운 2곳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사들이 미래의 먹거리로 실버산업을 점 찍으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 등이 시니어 하우징 공급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KB금융 계열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9년 위례빌리지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뒤 2021년 서초빌리지를 추가로 오픈했다. 신한라이프도 계열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 사업을 넓히고 있다. NH농협생명·삼성화재·교보생명 등도 실버타운 사업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호텔 운영에 노하우 가진 대기업 계열사들도 '눈독'
시니어 하우징의 경우 호텔 및 건설업 운영의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 계열사들도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롯데그룹의 롯데건설과 롯데호텔이다. 롯데건설은 시니어 하우징 시장에 조기 진입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에 시니어타운 'VL르웨스트'를 선보였다. 지난해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조성된 시니어 복합단지 'VL라우어'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도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현대건설은 얼마 전 신한라이프케어와 시니어 주거 모델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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