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재정 성과 점검 및 향후 계획 발표
정부 "시장 경제와 건전 재정 기조 정착"
지난 7~10월 외환 시장 거래량 13%↑
지역 활성화 투자 펀드 내년 추가 조성
부처 협업 활성화 위해 과제 성과 관리
경제 안보 위한 공급망 안정 계획 마련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지역 활성화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년에 투입되는 자금을 3000억원 늘리면서 지역 경제 생태계를 재편할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서부선과 평택-시흥 고속도로 확장 등의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 내수 회복 가속화를 위해 연내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물가 낮아지고 수출 늘었다…생계급여도 역대 최대 인상
정부는 11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의 경제·재정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출범 시부터 비상 경제 체제로 전환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정책 대응을 추진했다"며 "시장 경제와 건전 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고, 경제 운용의 틀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강조했다.
우선 거시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글로벌 복합 위기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힘썼다고 자평했다. 글로벌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관리하는 데 집중한 결과, 2022년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던 소비자 물가가 지난달 1.3%로 5%포인트 하락했다. 또 거시·금융당국 간 공조를 토대로 시장 안정 조치를 추진, 회사채와 단기 자금 시장을 조기에 안착시켰다.
수출은 상반기 글로벌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것과 달리 중국(3.8%)과 미국(2.3%), 독일(-1.5%), 일본(-3.6%) 등 주요국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에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역전했고, 올해는 잠재 수준 이상의 성장도 예상된다.
정부는 경제 펀더멘털과 신인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집중, 18년 만인 2022년에 감소 전환에 성공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면서 재정준칙 준수를 추진하고 국가채무비율 증가 폭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더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2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해외 평가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민간 중심의 경제 운용 기조를 전환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기업 환경을 조성했다. 산업단지 입지 규제 등의 킬러 규제를 혁파하고 불합리한 경제 형벌 규정을 개선했다. 또 적극적인 경제 외교를 통해 447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970억달러 규모의 수출·수주·투자를 유치했다.
약자 복지를 강화하면서 최근 3년(2023~2025년)간 연평균 생계급여를 역대 최대로 인상하기도 했다. 2022년 1844만원(4인 기준)이던 생계급여를 내년 2342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경우 3년간 연평균 166만원 인상해 지난 정부 5년 평균 인상액(47만원)의 3배가 된다. 또 4대 개혁(연금·노동·교육·의료)을 추진하는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힘썼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외환시장 개장 연장 안정화…공급망 안정화 계획도 발표
정부는 "앞으로도 민생·체감 경기를 개선하고 부동산·가계 부채 등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국제 정세 등의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며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 잠재력 및 지속가능성 제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는 앞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 이후 관리재정수지를 -3% 이내에서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국가 채무는 임기 내 50% 이내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 저소득층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35%로 상향하고 구직 단념 청년을 발굴해 지원하는 등 약자 생활 안정을 위한 재정 투자를 지속해서 늘릴 예정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업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에선 재정집행점검회의를 통해 집행 관리를 강화하고, 다부처 협업과제 성과관리와 연계한다. 다부처 협업과제 성과관리는 올해 시범 도입한 뒤 내년부터 16개 협업예산 과제와 연계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내수 회복 가속화를 위해서는 소상공인 관련 맞춤형 지원 방안을 연내 추가 마련하는 것을 검토한다.
정부는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를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유형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모펀드(3000억원) 투자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이며 연말까지 추가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또 내년에 모펀드 3000억원을 추가 조성, 지자체의 지역 활성화 의지를 뒷받침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과 도심 재구조화 등을 통해 지역 경제 생태계 전반을 재편할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선 민간투자법 및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한다. 또 'KB 발해인프라펀드'를 공모 펀드로 전환하고,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 공사비 특례를 반영한 '서부선 실시협약안'과 운영 중인 민자 도로 확장을 위한 '평택-시흥 고속도로 확장 제3자 제안 공고안' 등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검토가 끝나면 민투심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국제 분야에선 외환 시장 구조를 지속해서 개선하는 데 힘쓴다. 정부는 외환 시장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외국 금융 기관의 국내 외환 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일평균 외환 시장 거래량(115억8000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나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고 봤다. 내달엔 안정적인 연장 시간대를 위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제 안보를 확대하기 위한 '공급망 안정화 기본계획'도 연내 발표한다. 지난 6월 발표한 '공급망 안정화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관계부처, 민간 등에서 제기한 과제를 구체화해 담을 계획이다. 경제 안보 품목 수급 안정(공공 비축, 국내 생산 기반 확충 등)과 인프라 강화, 전략적 대외 전략 수립 등이 기본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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