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주 노하우 공유…정국 현안 논의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부부 동만 만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부부 동반 만찬이 오후 6시 30분께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배우자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선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별세했을 때 빈소를 조문한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말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 전 대통령 부부가 관저에 도착하자 직접 영접하며 인사를 나눴다. 편안하게 환담을 나눌 수 있는 노타이 정장 차림의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 "잘 계셨어요?" 안부를 건네자, 이 전 대통령은 "아이고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고 물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도 악수하며 "반가워요"라고 인사했고,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이후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했으며,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이 만찬장으로 들어선 후, 김건희 여사와 김윤옥 여사가 함께 입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부부와 만찬 자리를 갖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만찬에서 원전 수출과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을 포함한 주요 국정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지난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만큼 이와 관련한 노하우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경영자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UAE 원전 사업 수주에 앞장서는 등 원전과 방산 수출, 자원외교 등에 역점을 뒀다. 지난 5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방한 때도 이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할 만큼 UAE 대통령과도 유대가 있어 양국 관계에 큰 도움이 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UAE 원전 사업 수주 관련 다양한 노하우를 경청했으며, 원전과 방산 수출, 자원외교 관련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 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 된장찌개가 올랐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선정했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잡채·해물전·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전복 잣즙냉채·단호박죽 그리고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연세를 고려해 소화가 잘되고,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을 직접 선정했다"면서 "김윤옥 여사가 최근 발가락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점을 윤 대통령 부부가 듣고 사전에 관저 내 동선을 세심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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