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을 막론한 인공지능(AI) 개발 열풍에 기업 임원 직급 중 하나인 정보책임자(CIO)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점점 더 많은 CIO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기업이 AI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움직임으로 AI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CIO는 기업 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정보기술 시스템 부문의 수장이다. 기업 자금 흐름의 축을 담당하는 최고재무관리자(CFO)보다 사내 실권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기업 AI 전략이 기업의 백년대계가 걸릴 정도로 중대해지자 기업이 CIO의 비즈니스 리더십에 더 큰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CIO의 사내 권력이 상승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지난 2월 실시한 ‘글로벌 테크 리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 CIO의 CEO 직접 보고 비율은 52%로 2015년(41%)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얼굴’을 담당하는 CEO와 독대하는 상황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내 결정권이 올랐음을 의미한다고 딜로이트는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CIO가 CFO에 직접 보고한 비율은 26%에서 12%로 대폭 줄었다. 통상 CIO가 CFO에 직접 보고하는 구조는 IT 부문의 비용 지출(감가상각) 개념과 연관 있다고 파악한다. WSJ는 “예전에는 IT 부서가 내부 예산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제 일부 CEO와 이사회에서는 AI에만 자금을 할당할 정도다”라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딜로이트의 루 디로렌조 주니어 대표는 “오픈AI가 2022년 챗GPT 챗봇을 출시한 이후 그 해 말부터 생성형AI에 대한 기업 관심이 급증했다”며 “CIO는 이제 조직을 지도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소재 보험업체 블루쉴드의 리사 데이비스 CI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높아진 CIO의 위상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즈니스 개편에 있어 CEO와의 대화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기술 현대화 프로젝트가 더 빠르게 추진될 수 있었다”며 “이는 IT 부서가 백오피스에 머물러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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