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부장검사, 13일 장시호 사과 문자 공개
"매일 연락하는 것처럼 허세 부려…죄송"
국정농단 수사 당시 장시호 씨(최서원 씨의 조카)를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은 현직 검사에게 장 씨가 6개월 전 직접 연락해 "너무 큰 거짓과 나쁜 말을 지어냈다"며 사과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회유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영철 대검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은 장 씨가 지난해 11월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13일 언론에 공개했다. 의혹에 대한 일부 매체들의 취재가 시작되던 무렵 장 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했다는 것이다.
장 씨는 메시지에서 "제 뒤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너무 큰 거짓과 너무 나쁜 말을 지어내어 인정받고 싶어서 검사님이 매일 저와 통화하고 만나는 것처럼 (지인에게) 말했다"며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했다.
이 의혹은 장 씨의 지인 A씨가 장 씨와 2020년 나눈 대화 녹취록을 언론 등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제보에는 장 씨가 김 부장검사와 사적인 관계인 것처럼 A씨에게 자랑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 씨는 이 같은 대화 내용에 대해 "부장님과 매일 연락하는 것처럼 허세를 부렸다"며 "뭐든 부풀리며 말한 게 거짓의 풍선처럼 커져서 터졌다"고 했다. 이어 "녹음한 전 친구도 그것이 사실이라 믿었을 것"이라며 "(과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님과 인연을 과시했듯 교도소를 살고 나와서도 반성은커녕 바뀐 게 없이 살았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인 장 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이자 핵심 증인으로서 최 씨의 각종 비리와 삼성 그룹의 연루 의혹 등을 청문회와 재판에서 증언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뉴탐사'와 미디어워치는 장 씨와 A씨의 녹취록을 확보해 지난 6일 의혹을 제기했다. 김 부장검사가 장 씨를 회유하거나 증언을 연습시켰고 사적인 관계로 지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김 부장검사는 8일 입장문을 내고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외부에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없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 어떤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김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고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콜록콜록'하다 사망까지 간다…1년 새 105배 급증...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