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카드사 車할부자산 10년 만에 첫 감소
지난해 카드사 할부자산 10조원대 무너져
고금리 장기화에 카드사 조달비용 상승 부담
파격 이자혜택 축소…경쟁력 낮아져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자산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해 10조원대가 무너졌다. 기존 캐피털사가 점유하던 자동차 할부시장에서 파격적인 금리 혜택 등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며 시장을 키웠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업을 하는 국내 카드사 6곳(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자산은 9조6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자산은 2013년 1조2143억원에서 2022년 10조6909억원까지 급성장하다 이번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반전했다.
자동차 할부업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자산은 3조5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줄었다. 2위인 KB국민카드는 2조7465억원으로 직전해와 비교해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22.6%)와 우리카드(-19.3%)도 자동차 할부자산이 크게 감소했다. 비씨카드와 하나카드만 각각 66.7%, 6.2% 증가했다.
자동차 할부업은 과거 캐피털사의 주력 시장이었다. 하지만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본업에서 점차 수익성을 잃은 카드사들이 속속 이 시장에 진출했다. 신차 가격 상승을 일컫는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중고차시장도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2008년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됐을 땐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만 1조6980억원 규모의 자동차 할부업을 했다. 당시 캐피털사가 차지한 시장 규모는 6조6559억원으로 카드사에 비해 4배 많았다. 지난해 기준 캐피털사 시장 규모는 23조9065억원으로 카드사의 2.5배 수준으로 감소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카드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하면 이점이 많다. 소비자가 현재 은행에서 자동차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으면 1년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캐피털은 50%가 적용된다. 기존 대출이 많으면 새로 진행하기 어렵다. 반면 카드사를 통해 장기할부로 결제하면 물품 대금 분할납부로 간주되고 대출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각종 카드 혜택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으로 카드사들이 더이상 과거와 같은 혜택을 주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지난해 카드채 등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의 신용등급 AA+ 3년물 금리는 6%대에 육박했다. 2%대 초반이었던 여전채 금리가 1년새 3%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조달금리도 덩달아 2배 넘게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전날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연 3.760%로 하락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그전에 발행한 여전채에 대해 계속 비싼 이자를 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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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000만원대의 '현대 디 올 뉴 그랜저' 신차를 현금 10%를 선납하고 60개월 할부로 구매하려면 카드사 할부금리는 최저 5.1%에서 최고 10.83%에 이른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캐피털사보다 낮은 2~3%대 파격 이자 혜택을 줬지만 현재는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가격이 높은 고관여 제품이라 경기가 좋지 않을 땐 고객들이 차량구매 시점을 연기하거나 고금리로 할부원금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도 조달비용이 높아 과거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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