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정장선 경기 평택시장이 벌금 80만원 형을 확정받았다. 정 시장은 유죄가 확정됐지만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받아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시장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정장선 평택시장.

정장선 평택시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1호에서 정한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정 시장의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또 "검사는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의 해석상 검사는 원심의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제383조(상고이유) 4호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정 시장은 2021년 12월 시작한 평택역 아케이드 상가 건물 해체공사에 대한 착공 행사를 지방선거를 57일 앞두고 2022년 4월 5일 개최한 혐의를 받았다.


공직선거법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2항 4호는 선거일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교양강좌, 사업설명회, 공청회, 직능단체모임, 체육대회, 경로행사, 민원상담 기타 각종 행사를 개최하거나 후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법령에 의한 행사 개최·후원 ▲특정일·특정시기에 개최하지 아니하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행사 ▲천재·지변 기타 재해의 구호·복구를 위한 행위 ▲집단민원 또는 긴급한 민원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위 등 예외를 두고 있다.


정 시장은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2022년 4월 아주대학교병원 건립 이행협약서 체결과 평택역 아케이드 상가 건물 해체공사 착공 등 업적 홍보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선거구민 7000명에게 보낸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정 시장의 두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시장의 선거일전 60일 이후 행사를 개최한 혐의에 대해 "이 사건 해체공사 착공식은 공직선거법 제86조 2항 4호 나목에서 정한 '특정일·특정시기에 개최하지 아니하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행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해체공사 착공식을 기획한 목적 내지 의도가 공사행위의 시작을 선언하고 기념하려는 것이 아니라 해체공사를 홍보함으로써 주변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이나 입주자들의 안전한 퇴거를 도모하고자 함이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착공식 기획 과정이 이례적이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이 고려됐다.


행사 개최 시기와 관련 검사는 '당초 해체공사 계약 체결 당시에 정한 착공일이나 입주자들의 이주가 완료되고 상가건물의 전면적인 철거공사가 시작된 때 개최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해체공사 착공식을 기획한 의도나 목적이 입주자들의 자발적인 이주를 촉구해 안전한 공사를 도모하려는 것이라면 이 사건 해체공사 계약에서 정한 착공일인 2021년 12월 20일 경에 착공식을 개최하는 것은 아직 손실보상이 완료되기도 전에 입주자들의 이전을 촉구하는 것이 돼 도시정비법 제81조 1항 단서를 규정한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입주자들의 이전이 이미 완료된 후에 착공식을 개최하는 것은 위 목적이 이미 불필요해진 상황에서 하는 무용한 행사가 된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업적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와 관련 "공직선거법의 규정 체계상 법이 금지하는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에서 '업적'은 긍정적 평가자료로 작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모든 내용이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고 그 문언에 따라 '이미 달성한 성과나 공적'만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와는 달리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이를 실천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이나 '주어진 목표를 향후 달성하는 데에 적합하거나 미래의 전망에 부합되는 인물이라는 내용' 등은 비록 그것이 선거에 긍정적인 평가자료로 작용해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리고 문제가 된 문자메시지 중 '아주대학교병원 건립 이행협약서 체결'에 대한 문자 부분은 이행협약서 체결행위의 주체를 평택시로 명시함으로써 이행협약서 체결행위가 평택시의 대표자로서의 행위일 뿐, 정 시장 개인의 행위가 아님을 명시했고, 정 시장이 개인적으로 이행협약서 체결에 관해 어떤 기여를 했다는 것인지에 관해 구체적인 기술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평택역 아케이드 상가 건물 해체공사 착공'에 대한 문자 부분 역시 '해체공사가 시작됐고 향후 평택역 광장이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므로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일 뿐, 정 시장이 공사 착공과 관려해 어던 기여행위를 했다는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기술이 없고, '평택역 광장이 시민 중심의 복합문화광장으로 새로 태어날 것'이라거나 '새로운 대표공간으로 거듭난다'는 등 문자의 내용이 이미 이뤄낸 과거의 업적에 관한 기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 일부를 받아들여 1심 판결 중 공무원의 업적 홍보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정 시장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먼저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1호의 입법취지와 관련 법리에 비춰 볼 때, 어떠한 문자메시지 발송이 위 규정의 '업적의 홍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홍보의 대상이 되는 일반인, 특히 선거인의 관점에서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기초해 판단해야 한다"라며 "행위 당시의 상황에서 특정 선거의 실시에 대한 예측이나 확정 여부, 행위의 시기와 특정 선거일 간의 시간적 간격, 행위의 내용과 당시의 상황, 행위자와 후보자의 관계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선거인의 관점에서 문제된 문자메시지 내용이 특정 선거와 관련해 그 후보자 내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긍정적 평가 자료가 될 수 있는 사회적 행위나 활동에 관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그 문자메시지 발송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므로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1호가 금지하는 업적의 홍보에 해당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수신한 선거구민들에게 평택시장 선거에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피고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 자료가 될 수 있는 사회적 행위나 활동에 관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라며 "피고인이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53일 남겨 둔 시점에 평택시장으로서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이행협약을 체결하거나 평택역 아케이드 상가 건물 해체공사 착공식을 개최한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약 7000명의 선거구민들에게 발송한 것은 피고인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재판부는 선거일전 60일 이후 착공 행사를 개최한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예외로 인정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2심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정 시장은 벌금 80만원을 확정받아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공직선거법 제264조(당선인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는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 있어 이 법에 규정된 죄 또는 정치자금법 제49조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 당선은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AD

즉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 본인이 당선된 선거에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혹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아야 직을 상실한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