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서 성물로 불리는 이 사리, 왜 보스턴에 있나 봤더니

美 보스턴미술관 소장중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재청 "사리 반환 여부 논의 예정"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스님의 사리(참된 불교 수행의 결과로 생긴다는 구슬 모양의 유골)와 이를 보관한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 [사진=보스턴미술관 홈페이지 갈무리]

5일(현지시간) 대한불교조계종과 문화재청은 보스턴 미술관 관계자들과 만나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그 안에 든 사리 반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문화부장인 혜공 스님과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구슬 모양의 유골인 사리는 불교계에서 성물(聖物)로 여겨지기에, 반환을 둘러싼 공감대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혜공스님은 지난해 조계종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회 반환에 대한 부분이 긍정적으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리를 보관하는 용기인 사리구의 반환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리구가 과거 도난당했거나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사리구와 사리는 별개가 아닌 하나의 유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완전한 반환으로 협상되지 않으면 일정 기간 대여 혹은 보존 처리 지원 등의 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협상의 중심에 오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고려 때 만들어진 불교 유산으로 현재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사리구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지공, 나옹 스님의 사리 등 사리 4과가 들어있다. 해당 사리구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으로 유출되었고, 이를 보스턴 미술관이 1939년 보스턴의 한 매매상에게서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부터 시작되었으나, 당시 미술관의 거부로 2013년 이후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기에 이번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