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고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올해 강세장을 주도했던 초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의 상승세가 끝이 나면서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자사 단말기·뉴스 구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마켓 라이브 펄스 설문조사 결과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가 내년 4808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현재 대비 4% 이상 오른 것으로, 종전 최고점인 4797포인트(2021년 1월)를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달 5%를 넘나들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3.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 라이브 펄스 설문은 지난 4~8일 진행됐는데, 518명이 응답했다.
위즈덤트리의 거시경제 담당 연구원인 아니카 굽타는 "미국 증시의 나홀로 강세장은 확고할 것"이라며 "유럽, 중국 등 다른 주요국 증시 대비 우호적인 경제 상황과 기업실적 추정치 개선, 저렴한 밸류에이션 등이 상승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주식시장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는 응답자 중 33%가 소비 부진을 꼽았다. 미국 경기의 하드랜딩(경착륙)을 위협 요소로 꼽은 응답자도 비슷한(31%) 비중을 차지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가시화될 수 있다고 답한 비중은 25%였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미국 경제가 내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고 봤으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7월 이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월가와 도이체방크, RBC 캐피털 마켓 등 전문가들도 S&P 500가 고금리 악재를 다 반영했다면서 내년 미국 주식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상승폭(20%)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는 "S&P 500가 연간 기준으로 상승세를 기록한 해의 평균 상승폭은 19%에 달했다며 4% 상승 전망은 평균치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미 증시의 급등세를 이끌었던 7대 대형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 주가 랠리가 내년까지는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해 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큰 폭으로 하락했던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은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에 올 들어 상승장이 이어졌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함께 AI 산업을 주도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고, AI 반도체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는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이 125%에 달했다. M&G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샨티 켈레멘은 "매그니피센트 7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AI 도입으로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전통 업종에 더 큰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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