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 분리시킬 수 없다면
최대한 합치하며 살아
자녀 교육까지 합치 하려면
행복한 부모 모습 보이면 돼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중학생 때부터이나 먹고사는 일로 쓰게 된 건 서른 살이 조금 넘어서부터다. 한동안은 어떻게 하면 이 일로 한 가족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쫓기며 살았다. 몇 년쯤 지나 계속 글을 쓰며 살기 위해서는 일과 삶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한창 유행할 때였다. 나도 그러고 싶었으나 글을 쓰는 일은 대개 삶과 닿아 있었다. 나의 삶이 일이 되고 나의 일이 다시 삶이 된다. 결국 분리시킬 수 없다면 최대한 합치시켜 보기로 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은 다른 거니까.
지금은 다섯 가지의 일을 하고 있다. 책을 쓰는 일, 책을 만드는 일, 책을 파는 일, 강의하는 일, 대리운전을 하는 일. 요약하면 작가, 출판사 대표, 서점 운영자, 강사, 대리운전 기사. 저걸 다할 수 있나, 아니 제대로 할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이 다섯 가지 일이 맞물려 돌아간다. 우선 모든 삶의 기반은 글이 된다. 한 권의 책을 쓰고 나면 그것으로 여러 가지 협업 요청이 들어온다. 예를 들면 우선 기관이나 서점, 독서모임 등에서 강의 요청이 온다. 가서 잘하고 오면 그런 요청이 늘어난다. 쓰는 일과 말하는 일이 이렇게 닿아 있다. 그리고 강의 장소로 이동할 때는 대리운전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다. 아침에 콜 리스트를 보면 내가 강의해야 할 지역으로 가는 콜들이 높은 확률로 나온다. 대개 중고차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탁송이라는 일이다. 한 달에 40여회의 강의를 하는 동안 장거리콜 위주로 10번 내외 운전한다. 교통비를 지출하는 대신 한 달에 100여만원의 수익을 얻는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 출판사에 투고된 글 중 어떤 것은 상업 출판으로 어떤 것은 독립출판으로 내기 위해 교정을 본다. 그렇게 출간한 책들은 운영하는 서점에 두고 전시, 판매한다. 최근에는 내가 강의하러 가는 기관에서 내가 운영하는 서점에 책의 납품을 요청하기도 한다. 결국 이 다섯 가지의 일이 모두 연동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하는 고민은 일과 삶이 아니라 교육에 닿아 있다. 우리가 흔히 양육, 보육, 훈육이라고 부르는 단어들. 이건 무엇과도 사실 일치되기 어렵다. 나는 10살, 7살 두 아이를 키운다. 사실 그들이 어떠한 일을 하며 살아가느냐엔 큰 관심이 없다. 본인의 일은 본인이 찾겠지. 다만 어떠한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는 궁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교육이란 교과목의 익힘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갈 태도의 형성에 있지 않을까. 요즘의 나는 일과 삶에 더해, 거기에 교육을 일치시키고프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일과 삶과 교육을 모두 분리하면 부모의 희생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그러나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부모가 가진 태도를, 그런 그들이 만든 세계를.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작은 세계의 일부를 구축했고, 이제 다음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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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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