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펀드 분쟁 조정 위한 IBK기업은행 재검사 돌입
불완전 판매에 따른 일부 손해배상→계약 취소에 따른 전액 배상 관측
SEC 자료 추가 분석 "신중하게 결론낼 것"

금융감독원이 환매중단 '3대 펀드(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의 새로운 범죄 혐의점을 밝혀낸 것을 바탕으로 피해자 분쟁 조정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의 추가 검사와 검찰 수사에 따라 운용사와 판매사 책임이 더 크다면 100% 반환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분쟁 조정을 위한 재검사 등은 디스커버리 펀드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과 옵티머스의 경우 원천 무효가 되거나 분쟁 조정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고 판단해서다.


31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디스커버리펀드) 분쟁 조정을 위한 검사를 진행하고, 이후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분쟁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더불어 (필요하다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료 추가 분석을 통해 검찰에 전달하거나 (밝혀야 한다면) 국민들께 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의 소비자권익보호 부서가 은행검사국에 직접 판매사 재검사를 요청했다. 이에 내달 은행검사국은 디스커버리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IBK기업은행을 재검사하기로 했다.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손실 보상 더 받을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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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펀드 100% 반환 여부 '촉각'

분쟁 조정은 디스커버리펀드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옵티머스펀드는 이미 100% 배상 결정이 내려졌다. 라임펀드의 경우 2018년 11월 이후 판매한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만 원금 전액 반환이 결정됐다. 라임의 다른 펀드는 이번 금감원의 검사 결과와 무관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나왔다. 라임펀드에서도 돌려막기 혐의점이 발견됐지만 판매(투자자 모집) 시점이 아니어서다. 다만 라임펀드 배제는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앞서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24일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 결과' 발표에서 "라임과 옵티머스는 원천 무효가 됐거나 분쟁 조정도 상당 부분 이뤄져 디스커버리와 비교해 추가 조정 요인은 없을 것"이라며 "디스커버리는 재판이 진행 중이고 추가 검사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의 첫 검사 타깃은 최대 판매사인 기업은행이지만, 은행권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권으로 검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인 장하원씨가 운용한 펀드로 알려진 디스커버리펀드는 기업은행을 비롯한 3개 은행, 9개 증권사가 판매했다.


금감원이 추가 검사 계획을 세운 이유는 디스커버리 펀드를 재검사하는 과정에서 펀드 돌려막기 등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위법 행위가 드러나서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2019년 2월 자금을 넣은 A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의 자금 부족으로 만기가 다가온 3개 펀드의 상환이 어려워지자 또 다른 B 해외 SPC가 A의 후순위 채권을 인수하는 연계 거래를 통해 이를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B SPC는 신규 펀드 자금 344만달러를 모집했는데 목적이 A SPC 투자 펀드 상환에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투자 대상을 거짓 기재한 투자 제안서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돌려막기용에 투입된 투자금은 272억원 규모이며 ▲직무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익 편취 ▲펀드 자금 횡령·배임수재 등 혐의도 함께 확인됐다.


함용일 부원장은 "디스커버리 펀드의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상환되는 것처럼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면 운용사와 판매사 책임이 커질 수 있다"면서 "다른 펀드 돌려막기를 위해 거짓 기재한 투자제안서로 펀드 자금을 모집했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에 따라 디스커버리 펀드에 내린 불완전 판매에 따른 일부 손해배상 판단을 계약 취소에 따른 전액 배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감원은 신중히 처리할 방침이다. 자산운용검사국의 추가 재검사 결과는 물론 미국 SEC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다시 한 번 추가 분석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자산운용검사국은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거짓 투자제안서를 알고도 판매했는지, 알 수 있었는데 확인하지 못했는지 등을 집중 검사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소비자 분쟁 조정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이미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도록 보상 기준을 마련했는데, 추가 검사 결과에 따라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할 수도 있어서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거짓 투자제안서를 기업은행이 그대로 인용했다면 이것만으로도 불완전 판매에 해당할 수 있어 손해배상률이 높아질 수 있고,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적용되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2021년 4월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에 100% 배상 결정을 내릴 때 이 같은 이유를 적용했다. NH투자증권은 라임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와 달리 옵티머스펀드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작성한 투자제안서를 기반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NH투자증권에도 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냈다. 투자자가 '착오'를 일으킬 만한 정보를 NH투자증권이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환매중단 사태가 커지진 않았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환매중단 펀드 5년간 투자자 피해 5조원

한편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환매중단된 사모펀드 관련 투자자 수는 1만3176명, 판매 잔액은 5조1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0월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4473명·1조5380억원) ▲2020년 6월 환매중단된 옵티머스펀드(884명·5084억원) ▲2019년 7월 환매중단된 독일 헤리티지펀드(1695명·4772억원) ▲2019년 4월 환매중단된 디스커버리펀드(1278명·2612억원) ▲2019년 12월 환매중단된 이탈리아 헬스케어(590명·1753억원)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피해 보상 차원에서 돌려받은 돈은 2조3838억원으로 투자 금액의 47.5%에 불과했다. 이 금액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배상액, 분쟁조정 외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배상액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금감원은 2020년 6월부터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피해가 많이 발생한 5개 펀드(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이탈리아 헬스케어·독일 헤리티지)에 대한 분쟁 조정안을 마련했다. 특히 라임펀드 중 무역금융에 투자한 펀드(2018년 11월 이후 판매분)와 옵티머스·헤리티지 3개 펀드는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로 결정해 투자 원금을 전액 반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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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다른 펀드에 대해서는 불완전 판매로 판단해 40~80%의 손해배상액만 설정했다. 이에 아직 일부 피해자들이 추가 소송을 진행하는 등 분쟁 중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환매 중단 펀드 관련 민원은 총 2604건이지만, 이 중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민원은 전체의 40% 수준인 1055건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 대상 사모펀드는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복잡한 구조로 연결돼 있고,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도 많아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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