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도 이상 시 10분 휴식 권고
노사 간 체감온도 측정 갈등
노동부, 물류센터 실태조사 예정

고용노동부가 이달 폭염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린 가운데 물류센터 현장에서 노사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노조는 2일부터 휴식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준법 투쟁'에 돌입한다. 반대로 회사 측은 폭염 대비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고용부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없고, 체감온도 측정 장소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이 같은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쿠팡물류센터지회가 인천4센터에서 폭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쿠팡물류센터지회 페이스북]

쿠팡물류센터지회가 인천4센터에서 폭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쿠팡물류센터지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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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용 전국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일주일 인천, 동탄, 대구 등 물류센터에서 평균 34~35도의 체감온도를 기록하고 있다”며 “회사가 설치한 온·습도계 기준으로 측정하고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체감온도 계산을 하고 있는데 사측에서 휴식 시간을 안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 노동조합은 이날 하루 폭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노조원들이 연차, 보건휴가, 결근 등을 사용해 출근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번 파업은 2021년 6월 쿠팡물류센터지회가 설립된 뒤 처음이다. 다만 전체 직원 대비 노조원 비율이 낮아 물류센터 운영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2일부터 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휴게시간을 갖는 '준법 투쟁'에 돌입할 방침이다.


물류센터는 보통 효율적인 상품 적재를 위해 복층 구조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작업장은 실내지만 일반 거주 시설과 달리 높은 외부온도에 취약하다. 냉방이나 환기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지 않으면 여름철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 우려가 높다. 이에 노동부 가이드라인(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은 체감온도 33도 이상(폭염주의보)일 경우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도 이상(폭염경보)일 경우 매시간 15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의 이행이 강제되지 않는 데다 온·습도 측정 장소, 체감온도 계산 방식 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노사 갈등의 소지로 작용한다. 노조 주장에 대해 쿠팡은 정기적인 온열질환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하여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식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직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각종 냉방·환기 장치를 운영하고, 보랭 물품을 지급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 및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쿠팡 등 물류센터 실태 조사를 재차 시행하겠다"면서도 "사업체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법적 강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이드라인의 취지는 폭염 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쉬는 게 좋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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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상황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려면 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권고일 뿐이라서 안 지켜도 그만이고 강제력이 없다”면서 “의무적인 지침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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