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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땅에 내린 뒤 수년 후에도 끔찍한 폭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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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살상무기 집속탄의 강공할 위력
우크라이나발 집속탄 논란, 국제사회 우려

이른바 '강철비'로 불리는 대량살상무기인 집속탄(集束彈·cluster bomb)이 국제 사회의 공포 대상으로 떠올랐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캐나다와 영국 등 동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러시아 역시 맞대응 차원에서 유사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민간인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가 민간인 거주 지역에 집속탄을 사용하면 국제사회 비판을 받은 러시아보다 도덕적 우위에 서기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포탄이 부족해 생기는 공백을 채우기 위해 집속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집속탄이 영토 탈환을 위한 무기·탄약으로서 차세대 게임체인저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155㎜ 포탄 기반 집속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155㎜ 포탄 기반 집속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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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국, 스페인, 캐나다 등 국가에선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집속탄의 위험성 때문이다.

집속탄은 2차 세계대전 때 개발된 대량 살상 무기다. 모폭탄이 상공에서 터진 뒤 그 속에 있던 자폭탄이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강철비'라고도 불린다. 공격 규모가 큰 데다 불발탄이 수년간 땅속에 묻혔다가 돌연 폭발해 민간인 희생자를 낳는 일이 빈번했다.


실제로 미국은 1960~1970년대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에 집속탄 등 여러 폭탄을 집중적으로 투하했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에서는 197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2만여명이 숨지고 4만5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지난 10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국 영토에 집속탄을 투하할 경우 최대 수백 년 동안 자국민들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50년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폭탄을 모두 제거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반대 성명을 냈다.


이에 이미 상당수 국가가 사용을 중단했다. 2010년 123개국이 집속탄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했다. 다만 여기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한국과 북한은 가입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이 집속탄을 지원하면 자신들 역시 유사한 무기를 전투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군사적 지원에 반발하며 '제3차 세계대전'까지 언급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공급을 계속한다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군에 대해 유사한 수단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러시아도 대량살상무기로 맞대응에 나서면 민간인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서방 사회가 도덕적 우위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다 전투 과정에서 집속탄 등 살상 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점을 비판받아왔는데, 미국이 집속탄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실제로 전투에 투입하게 되면 러시아와 똑같이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 "우리는 집속탄이 사용되는 걸 봐 왔다"라면서 러시아가 집속탄과 진공폭탄 등 국제법상 금지된 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바버라 리 하원의원은 지난 9일 CNN과 인터뷰에서 "집속탄 사용은 절대 안 된다. 선을 넘는 행위"라며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면 우리의 도덕적 우위를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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