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창간 35주년 기념 인터뷰
통화정책 전문가 마크 거틀러 뉴욕대 교수
글로벌 경제 최대 리스크로 '인플레이션' 꼽아
"Fed, 금리인상에 6개월 가까이 늦어"

"올해 적어도 두 번 정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본다. 인플레이션이 내년은 물론, 2025년 이후까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통화정책 전문가인 마크 거틀러 뉴욕대(NYU)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달 초 아시아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내 2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미국의 금리 상단이 5.75%까지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창간인터뷰]'버냉키 연구동료' 거틀러 "올해 美금리인상 최소 두번 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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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진단은 Fed가 14일(현지시간) FOMC에서 현 5.0~5.25%인 금리를 동결하는 동시, 점도표를 통해 연말 전망치를 5.6%(중앙값)까지 끌어올린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거틀러 교수는 "올해 1분기 경제는 상당히 강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적하다"면서 "경기 둔화의 명확한 증거, 인플레이션 하락이 없는 한 긴축이 중단되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는 근원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정책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전날 공개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0% 올라 2년 2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을 나타냈으나, 여전히 Fed의 물가 안정목표치(2%)를 훨씬 웃돈다. 특히 예상치에 부합한 헤드라인 수치와 달리, 거틀러 교수의 우려대로 ‘끈적한’ 주거비, 서비스 물가가 재차 확인됐다.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경고한 거틀러 교수는 "Fed는 금리 인상에 6개월 가까이 늦었다"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일시적이지 않다고 지적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를 제외하고는 당시 아무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시경제학 및 통화경제학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거틀러 교수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막역한 연구 동료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경제학자 30인 중 1명이다. 2021년에는 버냉키 전 의장, 기요타키 노부히로 프린스턴대 교수, 존 무어 에든버러대 및 런던 정경대 교수와 함께 연구 분야에서 주요 공헌을 인정하는 세계적 상인 BBVA 프런티어 지식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거틀러 교수와의 일문일답.


-지금 글로벌 경제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인플레이션이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어떻게 이를 다루는지가 중요하다.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고강도 통화 긴축정책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떨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특히 임금, 서비스, 주거비 등이 계속 끈적할 수 있다.


-Fed가 말하는 것처럼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까.

▲분명히(definitely) 경기둔화(slowdown)는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연착륙일지 경기침체일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인플레이션과 Fed의 긴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만 할 것이다.

일단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경제가 얼마나 둔화할지도 오로지 통화 긴축 정책에 달려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어조로 읽히는데.

▲틀림없이(certainly) 연내 추가 인상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Fed의 일은 데이터에 의존한다.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FOMC에서의 결정은) 달라질 것이다. (거틀러 교수는 Fed의 이달 FOMC 결정에 대한 직답은 피했다.)


-개인적으로 최종금리(terminal rate)의 수준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

▲알 수 없다(웃음). 데이터에 달려있다. 내게 향후 금리에 관해 묻는 건, 인플레이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묻는 것과 같다. 현재 실질금리는 제로에 가깝다.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더 높아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면 올해 얼마나 금리를 더 올려야 하나.

▲적어도 두 번은 더(at least two more increases) 인상해야 한다고 본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적하다.


-월가는 여전히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구체적 요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실업률 상승이 동반돼야 한다. 이는 ‘균형을 잡는 행위(balancing act)’다. 재차 말하지만, 금리 결정은 입수되는 데이터에 달렸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헤드라인 수치만큼 떨어지지 않았다. 올해 1분기 경제는 상당히 강했다. 경기 둔화의 명확한 증거, 인플레이션 하락이 없는 한 긴축이 중단되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내년, 2025년 이후까지도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 보는가.

▲그렇다고 본다.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만약 2년 뒤 Fed가 물가안정 목표로 돌아간다면 그들은 매우 기뻐할 것이다(2년 뒤에도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뜻).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있어 지금까지 Fed의 행보는 적절했나.

▲결과론적 입장에서 보자면, Fed는 긴축은 6개월 가까이 늦었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있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상승에 허를 찔렸고, 예측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발생했다. Fed가 더 일찍 인상했어야 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도 알 수 있다.


-균형을 잡는 행위라고 표현했는데, 앞으로 Fed는 무엇을 가장 고려해야 하나.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의 균형, 그리고 금융안정과의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 간 균형을 더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 안정은 (Fed가 아닌) 다른 정책입안자들이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중견, 중소 규모 은행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경제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기묘하게도 Fed의 일을 돕는 효과가 있다. (추가 은행 붕괴 가능성과 관련해) 잠재적 위기 포인트가 있다. 하지만 위기 단계는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야다. 이런 부분들이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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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긴축은 한국에도 직접적 여파를 준다. 한국에 제언하자면.

▲한국은 달러에 묶여 있기에 미국의 긴축 정책은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법 같은 해결책을 갖고 있지는 않다. 최근 문제가 된 은행들의 사례처럼, 미 통화정책의 리스크에 대해 (위험 분산) 헤지를 하고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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