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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앙부처 공무원 기피 심화…도쿄대 출신 역대 최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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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 시험 경쟁률 계속 감소
초과근무·박봉 속 사기업으로 인재 유출

일본 중앙 부처관료로 입성하는 길인 국가공무원 종합직 시험 경쟁률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공무원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과거 고위직을 희망해 공무원 시험으로 몰려들었던 일본 대학 1위, 도쿄대학교 출신 지원자까지 급감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관료직을 꺼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관료사회 내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9일 일본 인사원(인사혁신처)은 2023년 봄에 시행한 국가공무원 종합직 시험 합격자를 발표했다. 합격자 수는 2027명으로 경쟁률은 7.1:1이었다. 이는 지난해 봄 8.2:1 대비 훨씬 낮아진 수치다.

일본 인사원.(사진출처=NHK)

일본 인사원.(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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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직 시험은 재무성, 경제산업성, 외무성 등 중앙 부처 간부 후보생을 선발하는 것으로 합격하면 '커리어(간부직) 관료'가 되는 길이다. 이 시험에 합격해 간부직 관료로 근무한다는 것은 일본인들에게는 한국의 행정고시에 합격한 것과 마찬가지로 가문의 영광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조차도 옛말이 됐다. 눈에 띄는 것은 일본 유수의 대학으로 꼽히는 도쿄대 지원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번 발표 중 대학별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합격자 중 도쿄대 출신은 193명으로 역대 최저다. 최근 10년간 도쿄대 출신 지원자는 절반 넘게 감소했으며, 200명 선을 붕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춘계 시험에서 도쿄대 출신은 합격자의 26%를 차지할 정도였는데, 올해에는 그 비율이 9.5%로 급감했다.


이는 중앙 부처 공무원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기 때문이다. 장시간 노동, 잔업 등이 많아 관가에서는 중앙 부처를 '블랙 직장'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불합리한 근무 조건의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을 부르는 '블랙 기업'에서 따온 말이다.

실제로 일본 인사원이 2021년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가 공무원을 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사람 중 76%가 "입사 시험공부와 준비가 힘들어서"를 꼽았고, 55%는 "초과근무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근무가 많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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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인재들은 사기업 행(行)을 택하고 있다. 인사원은 올해부터 입사 시험을 예년보다 시기를 2주 정도 앞당겨서 시행했다. 사기업의 구인 시기와 겹칠 경우 지원자 수가 더 감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식으로 최대한 지원자를 늘리려 했지만, 올해 종합직 시험의 지원자 수는 1만4372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니케이는 "사기업으로 인재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대학 신문사가 집계한 지난해 3월 졸업생 취업 명단에 따르면 학부 졸업생이 취업한 곳은 라쿠텐 그룹이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사원은 도쿄대 출신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인재의 다양화가 진행된 결과"라고 말했다. 인사원 관계자는 다만 "그동안 많은 합격자를 배출해왔던 국립대 합격자 감소는 학생 전체가 관가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는 예견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나츠구 히로아키 와세다대 교수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권위 하락이 이러한 흐름을 더욱 부추긴 것"이라며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젊고 유능한 인재가 들어오지 않는다.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전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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