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낚시' 뿌리뽑는다…공정위, 전상법 개정 추진
공정위, 21일 당정협의회
소비자 피해 큰 다크패턴, 금지규정 신설
눈속임 상술 쓰는 사업자는 소비자 공개
올 상반기 내 '다크패턴 가이드라인' 제정
A씨는 최근 '영화 30일 무료시청' 혜택을 받기 위해 한 사이트에 가입했다. 체험기간 중 얼마든지 탈퇴해도 된다는 광고에 가입했지만, 막상 홈페이지에서는 탈퇴 절차를 찾아보기 어려워 미뤄뒀다. 이후 해당 사이트로부터 유료서비스로 전환이 됐다며 결제가 됐다는 알람이 왔다. A씨는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상담원은 "가입할 때 다 동의한 내용이고 결제한 금액은 환불이 어렵다"고 말했다.
B씨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여름휴가 때 묵을 숙소를 검색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분명 1박에 20만원이라고 안내된 숙박업소였는데, 결제 페이지로 넘어가니 25만원으로 가격이 바뀌었다. 알고보니 작은 글씨로 세금과 봉사료가 추가된다는 문구가 있었던 것. B씨는 "저렴한 가격에 낚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을 규제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사업자들의 교묘한 상술에 소비자들의 피해와 불만이 누적된데다, 경쟁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다. 다만 광범위한 규제로 정상적인 마케팅까지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의 자율적인 개선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21일 당정협의회에서 ‘온라인 다크패턴으로부터 소비자를 위한 정책방향’을 보고했다. 다크패턴이란 소비자가 의도치 않게 구매 결정을 하도록 교묘하게 설계된 웹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디자인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다크패턴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자주 나타나는 행위를 유형화하고 실효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개선방향을 마련키로 했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유발 우려가 큰 다크패턴을 13개로 분류했다. 이중 무료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거나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는 ‘숨은갱신’ 행위 등 6개는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규제하기로 했다. 현행법 상 규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숨은 갱신 행위의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추세다. 이에 공정위도 전자상거래법에 다크패턴 행위 금지규정을 신설하거나 사업자에게 월 구독료 인상사실을 미리 알리는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도 전자상거래법에 있는 소비자에 대한 기만과 거짓 행위 조항을 적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양한 유형의 숨은 갱신 행위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법적 뒷받침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 논의가 이뤄지면 공정위도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밝혔다.
입법이 이뤄지기 전에는 정부차원에서 가능한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한다. 소비자원 및 소비자단체와 함께 다크패턴 상술을 많이 쓰는 사업자가 누구인지, 어떤 상술을 주로 쓰는지 비교·분석해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온라인몰과 모바일앱 이용과정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업자들로 하여금 눈속임·낚시 마케팅을 자제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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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자율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공정위는 상반기 안으로 ‘온라인 다크패턴 피해방지 가이드라인’ 제정에 나선. 어떤 게 문제행위인지 사업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서다. 가이드라인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 문제행위이나 현행법상 규율이 어려운 행위, 기만행위와 결합하면 문제가 되는 행위로 구분해 작성한다. 완성된 지침은 공정위가 사업자단체에 공유해 시장에서 문제행위를 스스로 개선하게끔 유도한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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