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복지장관, 간호계와 잇단 만남…간호법 대신 '처우개선' 띄우기?
간호법을 두고 보건의료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잇따라 간호사들을 만나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27일 예상되는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간호사 달래기'라는 시선과 함께 그간 당정이 간호법 원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만큼 간호사 처우 개선을 띄우면서 간호계와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장관은 20일 이대목동병원을 찾아 중환자실 및 수술실, 응급실 등 특수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의 목적은 간호사 인력 부족, 불규칙한 교대근무 등으로 인한 간호사 소진과 조기 이직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차원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지난 1월부터 대한간호협회 등과 함께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수립 협의체'를 구성하고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및 전문성 강화 등에 관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간호사 1명이 담당하고 있는 평균 입원환자는 상급종합병원 기준 16.3명으로 외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병원 근무 간호사의 약 82%가 3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고된 스케줄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건강 문제 등도 발생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 장관은 "국민이 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입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현장의 중요 인력인 간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해 장기간 근속하는 숙련간호사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현장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고 현재 수립 중인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간호사와 국민 모두가 행복한 의료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 장관은 17일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과 만나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간호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은 간협이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무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날이었다. 이어 19일에는 한수영 병원간호사회 회장과 만나 같은 안건으로 논의하는 등 이번 주에만 간호계 관련 일정을 3차례 소화했다. 여기에 박민수 제2차관이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들을 만나 유연근무제 모범사례와 현장 의견을 청취한 일정까지 포함하면 복지부 고위직이 4차례나 간호사들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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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이 같은 일정이 간호사 인력지원 대책과 처우 개선을 위해 마련됐음을 강조한다. 다만 현재 복지부가 간호법 원안 제정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이다 보니 간호사 처우 개선 카드로 간호계를 달래겠다는 복안으로도 읽힌다. 조 장관은 최근 국민의힘 비공개 의총에서도 간호법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의 질타를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도 국제 간호사의 날이자 간협 창립일인 다음 달 12일을 전후해 발표할 것이 유력했으나, 이를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7일 이전으로 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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