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열람 요청하자 "그런 일 없다" 당당
신고받은 보건소 확인해보니 사실로 판명

부산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혼자 분유를 먹도록 입에 젖병을 물려 두는 '셀프 수유'를 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이 조리원에서는 산모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프 수유는 분유가 신생아의 기도로 흘러 들어가 질식을 유발할 수 있고, 자칫 신생아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법으로 금지된 행위다.

자신을 30대 아빠라고 소개한 A 씨는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셀프 수유 항의했다가 산후조리원에서 쫓겨났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셀프 수유는 분유가 신생아의 기도로 흘러 들어가 질식을 유발할 수 있고, 자칫 신생아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법으로 금지된 행위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픽사베이]

셀프 수유는 분유가 신생아의 기도로 흘러 들어가 질식을 유발할 수 있고, 자칫 신생아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법으로 금지된 행위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픽사베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A 씨는 "신생아들에게 혼자 젖병을 물리게 했던 조리원 직원들은 '피해 아동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주장하고 있고, 구청도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다"며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인데 처벌을 못 한다고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구청의 점검 결과 문건과 함께 이 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초 첫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간 A 씨의 아내는 셀프수유를 목격하고 조리원에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조리원 측으로부터 "셀프수유는 절대 없다"며 "CCTV를 보여줄 수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

또 산모들이 잦은 설사를 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제공하는 거 아닌가'란 의심이 들어 산모들이 조리원 측에 항의하자 조리원 측은 갑자기 "원장 및 모든 직원이 다 퇴사했다"며 '나가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계약 기간이 남아있던 산모들이 실제 조리원에서 쫓겨났지만, 며칠 뒤에도 해당 조리원은 버젓이 영업하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조리원에서 쫓겨난 A 씨와 아내는 셀프수유를 목격한 시간대를 떠올리며 보건소에 불시 점검을 요청했고, 보건소에서 조리원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셀프수유는 사실이었던 것으로 판명 났다고 한다.


A 씨가 공개한 보건소의 점검 결과를 보면 "2022년 2월 25일 19시경 신생아실 내 건강관리인력인 종사자가 영유아 수유 시 영유아 혼자 젖병을 문 채로 수유한 사실이 영상기록으로 확인됨"이라고 적혀 있다.

산후조리원이 가해자들이 신생아의 정해진 위치를 바꿨기에 어떤 신생아가 피해를 보았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구청에서는 결국 이를 이유로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산후조리원이 가해자들이 신생아의 정해진 위치를 바꿨기에 어떤 신생아가 피해를 보았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구청에서는 결국 이를 이유로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원본보기 아이콘

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산모들에게 줬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이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안으로 보건소는 조리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를 근거로 A 씨는 형사고소를 진행했고 A 씨 아이에 셀프 수유를 한 가해자는 자수, 아동학대가 인정됐다고 한다.


문제는 A 씨 아이 말고도 셀프 수유를 당한 신생아는 더 있었다는 것이다. A 씨에 따르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내부 CCTV에서 모두 8건의 셀프 수유가 확인됐고, 추가 가해자 3명도 특정됐다.


단 가해자들이 신생아의 정해진 위치를 바꿨기에 어떤 신생아가 피해를 보았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구청에서는 결국 이를 이유로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다.


끝으로 A 씨는 "셀프 수유는 법에서 정한 아동학대인데 증거와 가해자는 명백한 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혐의없음'이 나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글을 쓴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AD

한편 2020년 초 개정된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셀프 수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반했을 경우 2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셀프 수유를 아동학대로 보고 문제를 일으킨 산부인과 원장과 간호조무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