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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로커가 온다]①13㎏ 감량후 방부제 미모 장착…이브 김세헌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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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EVE(이브) 보컬 김세헌 인터뷰
28일 마포아트센터 '어떤가요4' 무대 올라
이번 무대엔 솔로로 "이브 완전체로 팬들과 만나고 싶어"

“너 초라해진대도, 세상이 다 너를 외면한대도 나는 널 위해 사는 걸 정말 널 위해 사는걸”

-그룹 이브 ‘너 그럴 때면’ 中


코로나19로 무대가 사라진 3년, 밴드 이브(EVE)의 보컬 김세헌은 낯선 세계에 살다 온 듯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방부제 미모’는 여전했지만, 우주여행을 다녀온 쌍둥이 형이 돌아와선 동생보다 더 젊을 것이란 상대성이론 쌍둥이 역설처럼, 공기가 없는 공간에서 보낸 3년은 그에겐 고요로의 침잠이나 다름없었다. “제가 외골수 기질이 강해요. 하나에 빠져들면 끝까지 좋아하는, 그래서 음악, 무대가 없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죠.” 그런 그가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팬들을 만난다. 2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기획공연 ‘어떤가요 4-테리우스 스페셜’ 에 심신, 이덕진, 최용준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그는 오랜만에 이브가 아닌 솔로로 김세헌의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뷰_ 이브 김세헌 .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인터뷰_ 이브 김세헌 .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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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일이 될 거야 darling 어른이 된다는 그 상상만으로도 내겐 숨이 막혀버릴 것 같은 고통일 거야” 밴드 GIRL의 보컬로 데뷔한 김세헌은 로큰롤 장르의 신나는 곡 ‘아스피린’으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원래는 보컬이 아니라 베이시스트가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전공이었던 미술을 부모님 반대로 포기하고 음악에 빠져들면서 핀란드 밴드 ‘하노이락스’에 심취하게 됐고, 글램메탈 장르와 독특한 패션. 특히 헤어스타일에 매료됐었죠.”


소년 김세헌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하노이락스의 보컬 마이클 먼로는 운명의 지침을 돌려 그를 음악의 길로 이끌었다. 자신의 팔에 그의 얼굴을 새겼고, 몇 해 전 일본에서 있었던 그의 콘서트에도 다녀왔다는 김세헌은 남다른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6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전성기보다 더 열정적인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먼로의 모습을 보며 제가 더 큰 자극, 에너지를 받았어요. 일본에서 같이 활동했던 현지 밴드 동료들의 배려로 백스테이지에서 그를 직접 만났는데 감회가 남달랐죠. 추구하는 음악은 다르지만, 저 역시도 60, 70이 돼서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어요.”


그룹 '이브' 3~4집 활동 당시 모습.

그룹 '이브' 3~4집 활동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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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브의 음악은 김세헌의 보컬, 여기에 G.고릴라의 프로듀싱이 더해져 독보적 영역을 확보했고 그 영향력은 지금도 유효하다. 한국에 낯선 글램록을 처음 선보이며 클래식, 오케스트라 편성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탄생한 ‘Eve(Don't say good bye)’, ‘I'll be there’, ‘너 그럴 때면’, ‘아가페’ 등은 여전히 회자되는 명곡이자 당대의 히트곡이었다. 특히 이브 3집과 4집 시절은 이들의 최전성기로 같은 시기 활동한 가수 박완규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당시 많은 록 밴드들이 이브를 질투했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 시절 음반 판매량으로 이브를 뛰어넘는 록 뮤지션은 서태지와 YB뿐이었다.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이브의 음악도 그의 독특한 음색에 맞춰 만들어졌을 것 같지만 김세헌은 부단한 노력의 성과였다며 손을 내젓는다. “처음부터 제게 맞춘 음악은 아니었어요. 프로듀서로서 G.고릴라 성향이 완벽주의라 통상 녹음실 시스템이 3시간 정도 쓰면 ‘한 프로’라고 하는데, 보통 1~2프로에 곡 녹음을 마친다면 이브는 무조건 4~5 프로 이상, 어떤 곡은 밤을 새워서 녹음하기도 했어요. 한 구절만 수백 번 반복하며 다른 느낌, 다른 발성법 속에서 맞는 최적의 목소리를 찾았죠. 저를 더 끌어내면서 곡의 완성도를 높였던 G.고릴라의 욕심, 그리고 천재성이 3집, 4집의 대중적 반응으로도 이어졌던 것 같아요.”

인터뷰_ 이브 김세헌 .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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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속사 ‘월드뮤직’의 혹독한 스케줄 시스템과 노예계약은 결국 밴드의 와해를 초래했다. 이브가 김세헌의 프로젝트 밴드로 출발했기에 멤버별 계약 시점이 달랐던 것도 원인이 됐다. 멤버가 모두 탈퇴한 뒤 김세헌은 5집부터 8집까지 객원 멤버를 교체하며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지만 어딘지 모를 아쉬움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팬들의 간절한 염원이 통한 듯 2016년 원년 멤버의 재결성이 이뤄졌다. “오랜만에 다시 모인 만큼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미니앨범도 발매하고, 2020년엔 신곡 4곡 발표를 목표로 콘서트 일정도 잡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거의 무산됐죠. 비대면으로라도 팬들과 만나고 싶어 유튜브에 이브 공식 채널을 개설하고 몇몇 예전 공연 영상을 편집해서 올렸는데 예전 소속사로 귀속된 저작권 때문에 저작권 침해콘텐츠란 메시지를 보고 많은 생각도 하게 되고….”


인터뷰_ 이브 김세헌 .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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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체념에 체중이 꽤 늘어났다는 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13kg을 감량했다. 전성기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 더 혹독하게 관리하며 준비한 이번 공연에는 멤버 G.고릴라도 찾아와 그를 지켜보며 이브의 다음 활동을 가늠할 예정이라고 한다.


데뷔 28년,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묻자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이내 운을 떼었다. “2008년 아무 준비 없이 일본 유학길에 올라 1년간 한국과의 교류는 모두 끊고 혼자 음악했던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만든 곡이 ‘날 기억하니’인데 제게는 유서이자, 연서 같은 곡이에요.” 절절했던 노랫말은 15년의 시간을 관통해 지금, 이 순간 팬을 향해 전하고 싶은 그의 마음을 수줍게 건넨다.


“너무 변해 버린 지금 내 모습 알아볼 수 있을지, 눈 부신 햇살 속 함께 웃고 있던 그때 그 순간들을 잊을 수 없어 forever. 멈춰진 시간처럼 날 기억하니 너도 나처럼 우리 함께 듣던 그 노래를 듣고 있진 않니”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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