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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경영권 전쟁]3월은 주주들의 시간…하이브·카카오, 서로 약점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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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장악 위한 31일 주총 앞두고 치열한 여론전
에스엠 측 “하이브 주도하면 에스엠 주주 피해 가능성”
하이브 측 “에스엠, 카카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

하이브 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지분 공개매수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하이브 대 카카오 에스엠 경영권 전쟁 판세가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진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 31일 개최 예정인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이들을 제외한 주주들의 표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에스엠 주주여야 한다. 당시 주주명부상으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18.46%)을 빼면 나머지는 사실상 국민연금·KB자산운용·컴투스·소액주주 등이 들고 있다. 이수만 씨가 하이브 측에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어 하이브가 카카오보다는 유리한 출발선에 있지만 주총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지분율이다. 하이브·이수만-카카오·에스엠 연합 모두 이번 주총에서 자신들에 유리하도록 이사회를 장악하려면 나머지 주주들의 표심을 사로잡아야 한다. 양측 모두 의결권 위임 대행사를 선정하고 직원들까지 총동원해 표심 잡기에 나선 이유다.


[SM 경영권 전쟁]3월은 주주들의 시간…하이브·카카오, 서로 약점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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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지분 확보전이 한창이지만 이번 주총에선 이사 선임안이 핵심 포인트다. 현재 에스엠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임기가 모두 27일 끝난다. 이사회 멤버 전원이 교체되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자기편 인사를 얼마나 이사회에 집어넣느냐가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분율 1% 미만 소액주주 지분율 63.55%

카카오·에스엠 측은 사내이사·사외이사를 합해 총 9명의 후보를 냈다. 하이브·이수만 측은 6명의 후보를 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지분율 1% 미만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63.55%다. 결국 이들을 설득하는 쪽이 승기를 쥘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양측의 여론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이수만 진영은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했을 때 에스엠 주주와 하이브 주주 간의 이해상충 가능성 관련 우려를 적극 설명하고 해소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하이브가 에스엠보다 하이브의 아티스트나 콘텐츠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에스엠 측은 이 점을 파고들고 있다. 에스엠 측은 최근 소액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좋은 연습생도, 좋은 곡도, 좋은 안무가와 공연 기획도 모두 하이브가 에스엠에 가지는 지분율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가진 빅히트(방탄소년단 소속사), 어도어(뉴진스 소속사), 쏘스뮤직(르세라핌 소속사), 플레디스(세븐틴 소속사) 같은 산하 레이블에 먼저 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최대 40%까지만 보유하고 나머지 60%는 일반 주주들이 가지게 되면 에스엠 주주와 하이브 주주 사이에는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하이브는 SM과 1·2위를 다투는 업계 최대 경쟁사"라고 강조했다. 콘텐츠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에스엠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 시장 플레이어들은 에스엠과 하이브 간 합병 시나리오까지 쓰고 있다. 하이브 측으로선 에스엠 주주 보호를 위한 장치를 적극 강구해 발표할 필요가 있다.


에스엠 측이 꾸준히 주장해온 '실사 없는 M&A'라는 대목에도 설명이 필요하다. 에스엠 측은 하이브의 지분 인수를 "실사 한 번 없이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드는 적대적 M&A"라고 비판해왔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기업 거버넌스가 건전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실사 과정 없이 급박하게 진행된 M&A라 인수 후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비전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겠냐는 비판이다. 또 '이수만 1인 프로듀싱' 체제에서 유발된 다양한 문제를 완벽하게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주주들에게 보여줘야 '이수만 편들기'라는 프레임에서도 벗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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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스엠 진영도 약점이 있다. 카카오가 취득하기로 한 9%의 에스엠 지분율 의미다. 지난 2월 이수만 씨는 에스엠을 대상으로 카카오의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에스엠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신주·전환사채 발행해 카카오가 지분 9.1%를 확보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에스엠이 맺은 사업 협력 계약과 신주 인수 계약이 주주 가치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에 따르면 카카오는 에스엠이 앞으로 추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신주를 우선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또 에스엠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 권리도 카카오엔터에 배타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카카오와 에스엠은 이번 신주 인수가 양사 간의 전략적 협업을 위한 경영상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 관련 구체적인 로드맵을 주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기대감이나 M&A 참전 여부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으로는 주주 설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며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M&A 본격 참전 선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당국의 시세조정 혐의 조사 등 변수

주총과 별도로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굵직한 현안도 많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사실상 불발에 그친 가운데 이수만 씨가 신청한 가처분 기각·인용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법원의 결정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3월 6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의 개입도 큰 변수다. 금융감독원은 1일 에스엠 주식 공개개수와 관련,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가 없는지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비정상적인 대규모 주식 매입이 있었다며, 지난달 28일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이브 측은 지난달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에스엠 주식 전체 일일 거래량의 15.8%에 이르는 68만3398주(에스엠 발행주식총수의 2.87%)가 매수되는 등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시세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매수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다. 이날 기타법인이 장내에서 108만7801주를 순매수했고, 특정 계좌에서만 66만6941주(2.80%)를 사들였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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