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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피스아이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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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공군 공중기동정찰사령부 르포
공군 피스아이, 지상레이더와 함께 공중 감시
샤크핀(shark fin) 안테나 장착

2017년 11월29일 오전 3시17분. 조용한 새벽을 틈타 북한이 탄도미사일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미사일을 가장 먼저 포착한 것은 공군의 피스아이(Peace-Eye·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였다. 우리 군은 곧장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육군 미사일 부대와 해군 이지스함, 공군 KF-16 등이 참가해 '해성-2'(함대지), '현무-2'(지대지), 'SPICE(스파이스)-2000'(공대지) 미사일을 각 1발씩 쐈다.


‘하늘의 방공 통제소’로 불리는 피스아이 임무를 파악하기 위해 최근 김해에 위치한 공군 공중기동정찰사령부 51전대(9항공통제비행전대)를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김해공항에서 이착륙하고 있는 민항기였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공군기와 민항기는 같은 활주로를 이용한다. 민항기가 김해공항에서 이착륙할 때 승객에게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 이유다.

[양낙규의 Defence Club]피스아이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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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항공기 주기장에 들어서니 담 너머 공중급유기 3대가 늠름하게 서 있다. 이어 피스아이 2대도 눈에 띄었다. 피스아이 기체 표면에 ‘ROKAF 328’과 ‘대한민국 공군’이라는 글자가 군용기임을 알려줬다. 공군은 2011년 피스아이 1호기를 시작으로 다음 해 4호기까지 모두 작전 배치했다.

현재 전국에 흩어진 지상레이더가 잡아낸 비행체의 항적 정보들은 오산의 공군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종합해 방공작전을 통제한다. 여기에 피스아이가 투입되면 지상레이더와 함께 공중감시를 할 수 있다. 피스아이와 MCRC가 정보를 공유하면서 방공작전을 지휘하는 셈이다. 공중에서 레이더를 가동해 항적 정보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육ㆍ해ㆍ공군 작전부대와 합참, 연합사와도 직접 공유하는 한편 지상 지휘통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도 전투기에 직접 정보를 전달해 통제할 수 있다.


피스아이 기체 바닥에는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샤크핀(shark fin) 안테나 10여개가 보였다. 40cm 크기로 일반 승용차에 장착된 샤크핀 안테나보다 컸다. 기체 뒷부분에는 보조날개 2개가 추가됐다. 마치 상어 지느러미 같았다. 피스아이는 길이 8m, 높이 3m가량 크기인 MESA(다기능 전자식 위상배열)레이더를 기체 상체에 장착한다. 이 레이더는 한반도 전역 공중과 해상의 1000여개 표적을 동시 탐지하고 360도 전방위를 감시한다. 이 레이더는 기계식 레이더와는 달리 10초 이내 특정 목표지역만을 탐색할 수 있고 탐지거리는 370~500㎞에 이른다. 박이겸 공군 중령은 “피스아이는 MESA 무게로 인해 공중에서 휘청거리며 비행할 수 있다”며 “보조날개가 균형을 잡아준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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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서해상에 이지스 구축함을 투입시키고, 항공통제기 '피스아이'에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서해상에 이지스 구축함을 투입시키고, 항공통제기 '피스아이'에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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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아이 내부는 민항기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승객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없었다. 대신 복도 양옆에 컴퓨터 10여대가 벽을 보고 배치됐다. 민항기처럼 승객의 짐을 올릴 수 있는 수납장도 없었다. 컴퓨터마다 무기통제, 공동감시, 전자지원 등 임무별 좌석표가 붙어 있었다. 컴퓨터의 자판은 책상에 고정되어 있었다. 비행에 대비한 것이다. 피스아이 상단에 장착된 MESA레이더는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피스아이는 상체를 들고 비행을 한다. 공중에서는 요원들의 자세도 좌우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비행기의 각도에 맞춰 좌석을 기울여야 평평한 자세를 만들 수 있다.

공중감시를 담당하는 요원은 통상 MCRC 경력을 갖고있다. MCRC에서 근무한 후 1년 가량의 추가 교육을 이수해야만 피스아이에 탑승할 수 있다. 한반도에 떠 있는 비행물체의 정보 외에 미상의 물체를 찾아내는 것이 주요 임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외에 북한의 'AN-2기(다목적 수송기)'도 포착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300여기의 AN-2기는 저고도 비행할 경우 레이더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았지만, 피스아이가 도입되면서 공중에서 손바닥 보듯 볼 수 있게 됐다.


공중감시 요원들이 착석하는 좌석은 동부 비무장지대(DMZ), 서부 DMZ 등 담당 구역에 따라 나뉘어 있었다. 숙련도에 따라 중요 감시지역을 나눠 임무를 맡았다.


피스아이는 작전 임무에 따라 길게는 7시간 이상 비행을 하기 때문에 교대 인원도 같이 탑승한다. 조종사와 부조종사, 공중감시 요원 등이 추가로 탑승한다. 기체 뒷부분에 8개의 여유 좌석이 있었다. 교대 요원들이 쉬는 공간으로 좌석은 민항기 비즈니스 좌석이다. 단, 창문을 통해 밖은 볼 수 없었다. 전자파를 차단하기 위해 차폐기능이 있는 철조망으로 막아놨기 때문이다. 기체 가장 뒷부분에 문을 열자 컴퓨터 서버로 가득했다. 박 중령은 “피스아이 내부 대부분은 전자장비로 이뤄져 온도와 습도가 낮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주 2~3회 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비행 적응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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