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형" 서툰 글씨로도 전해진 튀르키예의 진심

임무 교대 앞둔 한국 구호대 찾아와
"형제의 나라" 한글로 진심 전해 눈길
KDRT, 구조에서 재건으로 임무 변경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파견돼 구조 활동을 벌이던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1진과 2진이 임무를 교대하기로 한 가운데 귀국 예정인 KDRT 1진에게 현지 주민들이 뜻깊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KDRT 1진은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셀림 아나돌루 고등학교에 차린 숙영지를 떠나 비교적 안전한 지역인 아나다로 출발했다.

앞서 이 소식을 들은 인근 주민들이 숙영지를 찾아와 KDRT와 인사를 나누고, KDRT가 기증하기로 한 텐트에 감사 인사를 적었다.

튀르키예인이 한국구호대 텐트에 남긴 감사의 글 / 사진=연합뉴스

한 주민은 한글로 "고마워 형"이라고 적었다. 옆에는 한글로 "형제 나라"라고 쓰고 튀르키예 어로 "형제의 나라, 한국과 튀르키예"라고 적은 글도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의 파병을 계기로 양국이 서로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는 것을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 한글로 적은 글씨는 번역기를 사용하여 따라 쓴 듯 서툴렀지만, 진심이 전해진다.

또 다른 텐트 앞에는 영어로 "도우러 와줘서 고맙다. 친애하는 한국인 친구들"이라고 적은 널빤지가 세워졌다.

튀르키예인이 한국구호대 텐트에 남긴 감사의 글 / 사진=연합뉴스

KDRT도 "튀르키예가 하루빨리 재난을 극복해 일상을 되찾고 양국 관계가 발전하길 바란다"는 위로와 희망의 글을 한글과 영어로 적어 화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118명 규모의 KDRT 1진은 튀르키예로 출발해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현지시간 9일부터 구조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골든타임'이 지난 시점을 포함해 총 8명의 생존자를 구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극심한 추위와 전기·수도 단절 등 열악한 활동 여건에 더해 현지 치안까지 악화하면서 2진과 임무 교대를 결정했다. 구호대 1진은 아다나에 도착한 뒤 현지시간 17일 튀르키예를 떠나 18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21명 규모의 KDRT 2진은 16일 밤 군 수송기 편으로 튀르키예 아다나로 출발해 7일가량 활동할 예정이다. 수색 구조 인력 비중이 높았던 1진에 비해, 2진은 의료팀 비중을 높여 파견한다. 이들은 이재민 구호에 나서는 한편 현지 요청에 따라 재건 및 지원 사업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다.

카디르 오카탄 튀르키예 데프네시 시장(오른쪽 세 번째)이 튀르키예 강진 피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캠프를 찾아 생존자 구조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긴급구호대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대한민국 긴급구호대 제공]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