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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조특법 표류에 "세계는 오른쪽가는데, 우리만 왼쪽"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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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삼성D로부터 20조원 차입
투자 여력 부족한 상황에서 예외 행보

국회는 산업 위기 나몰라라…정쟁 지속
조특법 개정안 이달 처리 가능성 ↓

반도체업계, 조특법 표류에 "세계는 오른쪽가는데, 우리만 왼쪽"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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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자회사로부터 20조원을 빌린다. 반도체 가격 폭락으로 실적이 쪼그라들다 보니 이례적인 행보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업계와 공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위기에 처한 반도체 업계를 도울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법안이 국회에서 길을 헤매고 있다.


삼성전자는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날 오전 진행한 이사회에서 해당 내용을 결의, 공개했다. 2025년 8월 만기 단기 차입으로 이자율은 연 4.60%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분의 85%를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회사다. 부모 격인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자회사에 손을 벌렸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사업 투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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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반도체 투자 규모를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겠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작년 시설투자액은 사상 최대인 53조1000억원이다. 이 중 90%인 47조9000억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6조8966억원이다. 전년보다 이익이 61.05% 쪼그라든다는 말이다. 벌어들인 돈만으로는 투자액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120조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미국 등 해외 법인에 묶여 있어 당장 활용이 어렵다.

삼성전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도체 투자 규모를 유지하려는 배경은 경쟁력 확보에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지배력을 굳히기 위해선 선행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선두를 쫓아가는 중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선 경쟁사와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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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선 독보적인 1위 사업자인 대만 TSMC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생산능력(캐파)이 클수록 고객사 주문량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캐파 확대가 곧 사업 경쟁력인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생산라인 투자비를 10배가량 늘리겠다고 지난해 밝힌 상태다. 이 경우 캐파는 3배 늘어난다.


이번 반도체 가격 폭락은 사상 최악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글로벌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 업계 안팎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세액공제율 상향 법안 처리에 문제가 생겼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4일 정부가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일 전체회의에 이 법안을 상정한 뒤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논의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논의가 끝나야 이달 국회 본회의 처리를 내다볼 수 있었다.


[자료=한국반도체산업협회]

[자료=한국반도체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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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특법 개정안을 수정해서 국회에 제출했다. 기존 법안은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상향하는 안을 담았다. 하지만 미국(25%) 등 경쟁국 대비 지원 규모가 부족하다 보니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기재부는 8%를 15%로 확대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반도체 업계는 국회가 국가 경쟁력 확보보단 정쟁을 이어가는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굉장히 유감이다"며 "세계 경제는 오른쪽으로 가는데 우리만 왼쪽으로 가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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