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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기술독점…“국내 AI기업 역량 모을 구심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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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회 대표, AI 기술독점 우려
국내 1세대 AI챗봇 '심심이' 개발
AI 기술 오픈소스 앞장섰던 오픈AI
2020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에 독점 공급
"국가는 제도 정비, 기업은 역량 모아야"

AI 챗봇 '심심이'를 개발한 최정회 대표. (사진제공=심심이)

AI 챗봇 '심심이'를 개발한 최정회 대표. (사진제공=심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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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인공지능(AI) 시장이 술렁인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트(이하 MS)가 AI 패권 쟁탈전을 시작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의 AI 기술에 밀려 고사 직전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 1세대 AI 챗봇 개발업체인 심심이주식회사 최정회 대표는 “AI 기업들은 최근 한숨만 쉬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대 출신인 최 대표는 국내 1세대 AI챗봇 ‘심심이’를 개발한 인물이다. 심심이는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81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전 세계 4억 명 이상 누적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한국어 대화 데이터는 약 3억 건에 이른다.

최 대표가 전한 국내 AI 기업의 최근 고민은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력 독점이다. 그동안 AI 관련 신기술은 오픈소스 기반이었다. 쉽게 말해 AI 프로그램을 만들면 기본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온 것이다. 국내 중소 AI 기업들은 그런 정보를 활용해 AI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최근 AI 공개 소프트웨어가 사라졌다.


챗GPT를 공개한 오픈AI가 대표적이다. 오픈AI는 2015년 인류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AI의 정보를 오픈소스화해 AI 발전을 추구하며 GPT-3 등 거대 언어 모델 기반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부터 오픈AI는 GPT-3를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독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오픈AI가 추구해왔던 비영리, 오픈소스와 반대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국내 중소 AI 기업들은 기술 고도화에 나섰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최근 오픈AI의 챗봇 ‘챗GPT’ 공개 이후 국내 업체들은 기술력 격차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최 대표는 “이전에는 공개된 AI 기술에 우리의 데이터를 넣어 똑같이 만들어 보면서 기술력을 가다듬는 시도를 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기업의 AI 기술력 격차가 더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본다. 그는 “우리나라는 AI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었지만, 글로벌 빅테크가 기술 공개를 차단했기 때문에 앞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구글, MS 등 거대 기업이 허용하는 선에서만 AI 연구를 하고,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기술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국내 기술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AI 기술 경쟁력의 핵심인 데이터 학습을 고도화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각 기업들이나 연구소가 각자 자본을 모아 거대 AI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며 “지금은 다시 그런 시도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가 또는 특정 기업이 나서 한국 AI 기술의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시간을 더 이상 지체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챗GPT는 영어와 달리 한국어를 사용할 경우 문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정확한 답변을 한다. 이는 한국어 관련 양질의 데이터 학습이 부족한 탓이다.


최 대표는 “품질이 좋은 데이터는 소설, 언론사의 기사 등인데 저작권 문제가 있다”라며 “규제 샌드박스와 같이 정부가 나서 AI 기업들이 데이터를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영어 기반의 양질의 데이터들이 저작권 문제가 풀린 경우가 많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를 높은 수준으로 학습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AI 열풍이 지구를 달구고 있지만, 국내 중소 AI 기업들은 그 열기를 버티지 못해 말라 죽어갈 지도 모릅니다. 풀뿌리 AI 기업이 계속, 크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한국 AI 산업은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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