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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돌아왔다" 감원 한파 속 주도권 잡은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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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카드 만지작 美 기업 CEO
"다시 우두머리 행세를 시작"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은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줄이고 사무실 출근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재택근무만 고집하고 새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직원은 몇주 내에 해고하겠다는 엄포까지 놨다. 경기침체 우려로 월가에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안락한 재택근무를 누렸던 직원들은 사무실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미국 보스들이 다시 우두머리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고용시장에서 구인난이 지속되면서 콧대 높았던 직원들이 '갑(甲)'에서 '을(乙)'의 위치로 바뀌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빅테크를 중심으로 여타 산업으로 감원 도미노가 확산하면서 노사 권력의 무게추가 다시 기업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WSJ는 "많은 경영진은 직원들을 붙들어두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급여 인상도 둔화하고 있다"며 "경영진은 운영을 합리화하고 사업 축소, 직원 해고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가 돌아왔다" 감원 한파 속 주도권 잡은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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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오는 미국 고용지표를 보면 향후 고용시장 냉각을 단언하긴 어렵다. 지표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5%로 완전 고용 수준이다. 하지만 침체 우려로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잇따르면서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 채용 전문 컨설팅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올해 1월 10만2934개의 일자리를 없앴다. 전월 대비 두 배, 2년 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440% 급증한 수준이다. 고용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재작년과 비교하면 지난해부터 이미 일부 업종 중심으로 고용이 서서히 냉각되는 추세다. 최근 고용 한파의 중심에 있는 테크 업종은 지난해에만 9만7171명이 정리해고됐다. 2021년(1만2975명)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음으로 자동차 업종은 3만912명을 감원해 해고 인원이 1년(1만469명) 전의 2배였다. 뒤를 이어 헬스케어는 감원 규모가 3만626명으로 전년(3만1997명)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금융은 2만4437명으로 전년(1만784명)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감원 도미노가 특히 눈에 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몸집을 불렸던 빅테크가 구조조정에 나서며 그간 우위를 점했던 직원들은 해고 위기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물류업체 페덱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등 여타 산업으로도 구조조정이 확산하는 추세다. 시장 투자자들은 올해 경제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침체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앞으로도 감원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설 전망이다.


팀 라이언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회장은 "최근 CEO 중 일부는 '내가 주도권을 다시 가져왔다'고 여긴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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