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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침몰하는 민생경제…지금이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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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침몰하는 민생경제…지금이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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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쓸 돈이 갈수록 줄어요."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겨울밤 택시 기사의 한마디는 ‘단말마’를 연상케 했다.


개인들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처분할 수 있는 가처분 소득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르는 물가에 장바구니 부담이 더해진 가운데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자 부담을 가중시켰다. 요동치는 국제에너지 가격에 난방비 폭탄이 터지고 지하철, 택시, 버스요금 등 교통 요금마저 본격적인 오름세에 동참했다.

예고된 적신호에 가벼워진 지갑을 실감하기 시작한 개인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비법’을 다룬 콘텐츠가 온라인을 달구고, 금융권에는 이자 부담을 덜 묘수를 찾기 위한 개인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가계 재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 대비하고자 보험사의 유동성 관리 움직임도 감지된다.


쓸 돈이 줄어드니 소비는 갈수록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상승 기조를 이끄는 미국에서부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최대 소비 시즌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 폭은 11월 대비 한풀 꺾였지만, 상무부가 발표한 소매판매액은 전문가들의 전망치(0.9%)보다 더욱 큰 폭(1.1%)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지표인 만큼 실제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였던 외식업 경기 회복세가 5개 분기 만에 주저앉았다.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82.54로 3분기보다 7.30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증권사들도 소비심리에 민감한 주요 의류기업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면서 밸류에이션(valuation) 조정의 배경으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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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이 터지고 나서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가벼워진 지갑에 얼어붙은 심리를 돌려놓기에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 늘어난 이자 부담에 이은 에너지 가격급등이 민생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유류세 한시 인하 대책 등을 제외하고 근본적인 대응은 사실상 없었다는 낮은 신뢰도 탓이다. 여론을 의식한 대통령실은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전 정부의 가격 인상 이연에 책임을 돌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저소득층의 위기는 중산층으로 확대되고 이는 국민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가처분 소득의 75%를 식비,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생계비로 지출하는 하위 20% 1분위 가구의 재정은 이미 적자로 올라선 지 오래다. 적시에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예고된 경기침체의 충격은 서민들에게는 보다 고통스럽고,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밀턴 프리드먼의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세계 경제는 수년간 이어진 양적완화와 헬리콥터 머니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대가를 치르는 동안 민생경제에 불어닥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 하는 역할은 정부에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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