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도산, 3년 만에 증가…고물가·일손부족에 시름
작년 한해 6400곳 추산
고물가 따른 수입비용 증가
일손부족 심화가 주 원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지난해 일본의 기업 파산(도산) 건수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물가 현상이 기업 파산으로 이어졌다. 일손 부족과 공급망 혼란으로 일본 전체의 생산 활동까지 침체되고 있어, 올해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도쿄상공리서치(TSR)는 지난해 11월까지 문을 닫은 일본 기업은 총 5822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고 밝혔다. 12월 기록까지 더해지면 한 해 동안 문을 닫은 기업은 총 640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 파산 건수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물가가 일본 기업의 뒷덜미를 잡았다. 원자재 가격은 급등한 반면, 엔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수입 비용이 늘었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제국 데이터 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문을 닫은 기업 가운데 물가 상승으로 도산한 사례는 46건으로, 전체 도산 건수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과 운수업 중심으로 파산하는 기업이 늘었다.
일본 기업의 부채 총액은 2조3000억엔(21조8690억원)으로 전년(1조1507억엔)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일본에는 1조엔의 부채를 가진 대형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렐리’가 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등 크고 작은 파산 사태가 연달아 발생했다.
파산 행렬은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위험한 상황이다. 고물가 여파에 일손 부족까지 겹쳐 올해 생사에 기로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행의 단기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고용인원에 대한 부족 인식을 보여주는 고용판단지수는 -31%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의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1년이 저금리 대출 효과로 일본의 파산 건수가 5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 효과도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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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 제조 기업들이 반도체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면서 생산활동이 저하됐다"며 "일본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공급망 혼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부품의 생산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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