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發 에너지 대란에
유럽 원전 의존도 확대
"佛 원전 가동 확대→유럽 에너지 가격 안정"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에 유럽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는 지난해 대규모로 이뤄진 원전 유지·보수 작업을 완료해 올해 원전 가동을 확대한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독일 정부에서는 원전 수명 연장을 검토하고 나섰으며, 스웨덴은 단계적 원전 폐기 정책을 뒤집고, 원전을 신규 건설키로 하는 등 '탈원전의 유턴(U-Turn)'이 유럽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9일 블룸버그 통신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를 인용해 내년 프랑스의 원전 발전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324TWh(테라와트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 생산의 70%를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지난해 11월까지 원전 56기 중 26기를 설비 점검·보수 작업으로 가동 중단했다. 이후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하면서 원전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40%였던 가동률은 이달 6일 기준 73%까지 상승했다. 가동 중단 원전도 2일 기준 15기에서 이달 말 9기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프랑스 원전 가동률 상승은 유럽의 에너지 가격 안정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유럽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또 프랑스에서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에너지 대란에 기름을 부었다. 프랑스가 주변국에서 에너지 수입을 늘리면서 독일은 30년 만에 가장 많은 전력을 프랑스에 수출했고 영국은 처음으로 에너지 순 수출국, 프랑스는 30여년 만에 에너지 순 수입국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올리비에 아페르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에너지 전문가는 "프랑스의 원전은 유럽 전체의 전력 생산에 매우 중요하다"며 "유럽 각국은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어, 각국이 (역내의) 전반적인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佛 원전가동 확대…獨·스웨덴 '탈원전 유턴'
AD
원본보기 아이콘

독일에서도 탈원전 부분 유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폴커 비싱 독일 교통장관은 지난 3일 전문가 위원회를 소집해 원전 가동 수명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대란이 심화되자 독일은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인 원전 가동 연한을 올해 4월까지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비싱 교통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원전 수명 추가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며 원전을 둘러싼 논란을 재점화했다. 그는 독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정적이고 적절한 가격의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후 보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전문가의 답변이 필요한 문제"라며 원전 가동 논란이 정치 쟁점화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도 우파 정권 집권 후 원전 확대를 추진하면서 최근 프랑스와 협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과거 정부에서 단계적 탈원전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0월 우파 연립 정부가 집권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 방침으로 기조를 전환했다. 스웨덴은 전력 생산의 4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가동중인 원전 6기에 이어 최소 2기를 신규 건설할 예정이다.


유럽 각국이 원전 의존도 확대에 나서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확대된 결과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그는 등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독자적인 에너지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다. 특히 원전은 사고 발생시 위험성, 핵 폐기물 처리 문제 등으로 일부 반대 여론은 있지만 값싸고 안정적인 기저 전원이란 측면에서 장점이 적지 않다. 원전의 탄소 배출량이 '제로(0)'란 점도 원전 역할론이 급부상하는 배경 중 하나다.

AD

유럽 내에선 원전 찬성 여론 또한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경제 일간지 레 제코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80%가 원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 때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헝가리 일간지 헝가리 투데이에 따르면 유럽 내 원전 찬반 의견을 묻는 조사 결과 반대 응답 비율은 2021년 가을 26%에서 2022년 가을 15%로 하락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