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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안 잡힌다…올해 유럽경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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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식품물가 상승률 17년만에 최고
잇단 금리 인상에 가계 타격 악순화
중앙은행 채무위기 우려...국채 매도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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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도 유럽의 물가 상승이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경기침체에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취약한 재정 기반을 가진 남유럽의 경우 고물가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3일(현지시간)블룸버그에 따르면 12월 영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13.3%를 기록, 2005년 이후 17년만에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소매업체에서 판매하는 상품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폭을 나타내는 12월 점포가격지수는 7.3%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1월 7.4%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영국 경제에 켜진 물가 빨간불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9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계의 소비력이 위축되는 등의 악순환이 이뤄진 결과다. 주요 외신은 "연이은 BOE의 금리 상승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지급 비용을 높여 가계 경제에 타격을 가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실질소득과 소비, 산업생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노동력이 급감하면서 타이트해진 고용 시장 환경도 인플레이션을 심화했다. 노동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임금이 올랐고, 기업 부담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BO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찰리 빈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로 노동력이 급감하면서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두 지표를 근거로 지난해 정점을 찍은 인플레이션이 올 들어 완화되겠지만 전반적인 물가상승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쳤다. 컨센서스 이코노믹의 보고서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는 0.25%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영국은 1% 축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의 경제 전망도 어둡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인플레이션 해소가 쉽지 않다. 특히 고질적 재정난에 처한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 국가들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채무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ECB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남유럽 국가들이 차입 비용이 늘었고, 투자자들은 재정난을 고려해 해당 국가 국채를 내다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국가의 국채 금리는 치솟은 상태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대비 이탈리아 10년물의 금리 차(스프레드)는 5일 기준 2.14%p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재정난을 겪고 있는 스페인과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도 치솟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찾아온 이상 기온 여파가 어두운 유럽 경제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해 첫날 프랑스 남서부의 경우 25도까지 기온이 올라갔으며 스페인의 중부 도시 빌바오는 같은날 25.1도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7월 여름 평균 기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따뜻한 겨울로 인해 난방 수요가 줄자, 에너지 가격도 떨어졌다. 지난 4일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는 2월 인도분가스 거래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11% 하락한 1㎿h(메가와트시)당 64.4유로에 거래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틀 전인 지난 2월 22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식품과 서비스 분야에서는 물가가 상승 중이어서 기대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주요 외신은 "서비스와 식품의 물가승 압력은 거의 변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스페인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독일은 서비스 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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