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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軍 서열 1위 교체…'처형설' 리영길 왜 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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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砲전문' 박정천에서 '작전통' 리영길로 교체
인사 부침 거듭하다 軍 서열 1위까지 올라
리영길 야전·작전통 "공세적 전술 운용"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새해 첫날부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노골적인 핵 위협에 나선 가운데 군사 정책을 이끌어 나갈 '군부 1인자'를 교체한 배경이 주목된다. 지난해 '핵무력 법제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성과를 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돌연 물러나고, 한때 '처형설'까지 돌던 리영길이 임명됐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연말 당 6차 전원회의를 통해 박정천이 맡고 있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비서 자리에 리영길 국방상을 임명했다.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북한군 서열 1인자의 보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좌하는 '2인자 그룹'에 해당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 중인 리영길(왼쪽)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 중인 리영길(왼쪽)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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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는 충성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김 위원장 특유의 '회전문 인사'라는 분석이 대세다. 다만 최근 북한이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리영길이 새로운 군사 정책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병 분야에 특화된 박정천과 달리, 군사·공안 분야를 두루 거쳐 작전통으로 평가되는 리영길은 공격적인 국방 전략을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전원회의 보고를 통해 천명한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은 남측을 '명백한 적'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두 보유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남측을 겨냥한 핵무력 강화가 핵심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리영길은 그동안 인사 부침에 따라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그는 강원 지역 최전방을 담당하는 5군단장 출신으로,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 연말 상장으로 진급한 뒤 8개월 만에 대장으로 승진하며 군 총참모장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2016년 돌연 해임돼 자취를 감췄고 당시 우리 정부는 "처형됐다"고 했다.

하지만 리영길은 작전총국장으로 강등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018년 다시 총참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이듬해 재차 해임되며 건강 이상설까지 나왔다. 2020년 9월 우리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으로 돌아온 뒤 지난 2021년 7월 국방상에 임명됐다. '죽다 살아난' 인사인 셈이다.


김 위원장이 다루기 쉬운 리영길의 고분고분한 성향이 이번 인사에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선대(先代)에 비해 존재감이 부족한 만큼 카리스마는 다소 약하지만, 충성심이 강한 리영길을 올려세웠을 가능성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임종을 지킬 만큼 챙겼던 현철해도 마찬가지였다. 현철해는 3대에 걸쳐 김씨 일가를 곁에서 보좌한 인물로, 리영길과 비슷한 성향으로 평가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박정천은 포병 쪽으로 전문성이 두드러진 반면, 리영길은 여러 분야를 섭렵한 만큼 전체적인 군부 관리에 더 적합해 보인다"며 "군부 인사 중에서는 유연한 성향에 속해 김정은 입장에서 관리하기 편한 인물로 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내 엇갈린 평가…"문책성 인사" vs. "전문성 고려"
김정은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늘려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늘려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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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집권 이후 승승장구하던 박정천이 전격 해임된 배경도 관심사다. 다른 군 수뇌부도 함께 물갈이된 만큼 일각에선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꼬집어 언급하지 않은 만큼 완전히 밀려난 것인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리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는 군단장 출신의 박수일 사회안전상이 임명됐다. 지난달 미 재무부가 탄도미사일 개발 관여자로 제재 명단에 올린 김수길은 평양시당 책임비서(최고책임자)가 됐다. 지난해 6월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리선권에게 넘긴 김영철은 이번에도 언급되지 않아 거취가 불투명하다.


통일부는 이날 "새로운 전문 인사 등용 없이 인민생활 분야의 성과 부진을 반영해 주요 직위자를 단순 교체했다"면서 "(밀려난 인사들은) 성과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번 인사 분석자료에서 "전문성을 고려한 대규모 인사"라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박정천에 비해 리영길은 군단장 등을 역임한 야전·작전통으로, 북한이 새로 도입한 공세적 전술을 운용하기에 적합한 인물을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수길도 강원도당 책임비서를 맡았던 경험이 있으므로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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