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중력 포획', 이것 안되면 우주 미아 된다
항우연 "다누리, 달 중력에 포획돼…달 궤도 도는 진정한 '달 궤도선'"
최종 목표 궤도 달 상공 100km…네 차례 더 추가 기동 예정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가 임무궤도 진입의 첫 관문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7대 달 탐사국 반열에 성큼 다가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17일 오전 2시 45분쯤 다누리가 1차 임무궤도 진입 기동을 정상 수행했다고 19일 밝혔다.
1차 진입기동은 다누리가 달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돼 달을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기동이었다. '중력 포획'이란 다누리가 달의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된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달 중력에 포획되지 않는다면, 달 주변을 벗어나 다른 우주 공간을 떠다닐 수 있다. '우주 미아'가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 우주 미아가 될 뻔한 사고도 있었다. 1970년 4월 달 착륙을 목적으로 발사되었던 아폴로 13호는 지구로부터 32만㎞ 떨어진 달의 중력권에서 선체의 이상 진동으로 산소 탱크가 폭발해 사령선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탐사에 나섰던 우주인들은 황급히 사령선을 버리고 달 착륙선으로 옮겨 탔다.
당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제본부 비행감독 진 크렌즈는 우주인들을 귀환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달 중력 도움으로 달 착륙선을 귀환궤도에 올리는 것이 유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약 궤도를 이탈한다면 우주인들은 영원히 우주의 미아가 될 수밖에 없는, 일종의 도박이었다.
예상한 대로 달 중력에 포획되는 것은 결코 만만한 방법은 아니었다. 달 착륙선 엔진을 이용해 달 뒤편으로 돌아간 다음 정확한 침로를 잡으면 지구로의 귀환궤도에 오를 수 있지만, 오차가 발생할 경우 궤도 수정을 할 수 없어 우주 다른 곳으로 사라진다. 당시 우주인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동으로 달 중력의 도움을 받은 끝에 귀환 궤도에 올랐다. 아폴로 13호 사고에 관한 내용은 1995년 '아폴로 13'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 역시 달 중력에 포획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다누리는 지난 8월 5일 발사 이후 총 594만㎞를 비행했다. 그 과정에서 시속 8000㎞까지 속도가 붙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1차 진입 기동은 약 13분간 추력기를 가동해 다누리의 속도를 시속 8000㎞에서 시속 7500㎞으로 줄인 뒤 시속 3600㎞로 이동 중인 달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항우연은 1차 진입 기동 후 약 2일 동안 궤도정보 분석을 통해 목표 속도 감속(8000㎞/h → 7500㎞/h)과 타원궤도 진입을 달성해, 마침내 다누리가 달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된 것을 확인했다. 진입 기동을 무사히 마친 다누리는 현재 달 표면 기준 근지점 109㎞, 원지점 8920㎞, 공전주기 12.3시간의 달 궤도를 항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은 이번 1차 기동 성공에 대해 "다누리가 달 중력에 포획돼 달 궤도를 도는 진정한 '달 궤도선'이 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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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는 최종 목표 궤도인 달 상공 100km까지 다가가기 위해 네 차례 더 추가 기동을 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21일 2차, 24일 3차, 26일 4차 진입 기동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후 최종 성공 여부는 데이터 분석을 거쳐 29일 판가름 날 예정이다. 가장 어려운 1차 진입 기동을 통과한 만큼 다누리의 도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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