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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포르노' 적절했나? 정치권 논쟁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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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뜬금없이 '포르노'라는 단어 쓰느냐" 반발
이준석, 與겨냥 "포르노에 꽂힌 분들, 이성 찾길"
이원욱 "장경태 사과해야…김 여사 홍보 방식은 문제"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을 위문했다./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을 위문했다./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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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현지 취약계층 방문 사진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 사진을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어떻게 포르노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는 사전에도 있는 말이라며 맞섰지만, 용어 사용의 적절성을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국민의힘은 16일 장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외교 성과를 폄훼하고 모욕해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는데, 국민의힘은 '인격 살인' '반여성적'이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관련해 장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빈곤 포르노는 논문, 언론 등 다양한 곳에서 쓰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반여성적이라는 비판을 하던데,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 안에 어떤 반여성적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주시면 좋겠다"며 "포르노그래피라는 단어 자체가 소설·영화·사진·그림·글·영상을 다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포르노'라는 용어가 주는 선정성에 격하게 반응하는 모양이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빈곤 포르노라는 말을 듣고 국어사전을 찾아본 국민이 몇이나 될까"라며 "이미 사회에 통용되는 부정적 의미이고, 국민에게 그 부정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굳이 그 표현을 찾아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도 성명서를 내고 "치료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아동의 가정을 방문해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 것을 어떻게 화보 촬영에 비견할 수 있으며 뜬금없이 '포르노'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단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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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어를 놓고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오래된 논쟁에 대해 한 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다. 이성을 찾자"라며 여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얼마 전 양두구육(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음)이라는 사자성어를 잃었고, 지금 Poverty Porn(빈곤 포르노)이라는 상당히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하는 용어를 잃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표 재임 시절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양두구육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당내 친윤계 의원들로부터 '대통령 비하'라는 비판을 바 있는데, 빈곤 포르노의 경우도 용어 자체에 대한 논쟁만 부각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장 의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의 일정과 홍보 방식, 태도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장 최고위원의 뜻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사과할 것은 해야 한다. 품격있는 언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방문한 국가의 빈곤한 지역과 아픈 아이를 통해 영부인께서 얻으려 하셨던 것은 무엇이었나. 영부인이 얻고자 했으리라 생각되는 휴머니즘의 가치를 가난하고 아픈 아이의 모습을 통해 얻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걱정되는 장면이었다"라며 국민의힘도 장 최고위원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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