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과 해상국경 합의 앞두고 분쟁수역서 가스생산
유럽 에너지위기 해소에 기대
바이든 "역사적 돌파구 마련" 평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해상경계 획정 합의를 하루 앞두고 동지중해 분쟁 수역에 있는 카리시 가스전에서 가스 생산을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줄곧 분쟁수역의 영유권을 두고 다투던 양국이 미국의 중재로 경계획정에 성공하고 가스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리시 가스전의 대행 개발업체인 영국 에너지안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동지중해 카리시 가스전에서 가스생산을 시작했다"며 "카리시 메인-02 가스전에서 가스 생산이 시작됐고 메인-01, 메인-03 가스전의 생산도 2~4주 이후 시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마티오스 리가스 에너지안 최고경영자(CEO)는 "가스 시장에서 이스라엘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중해 동쪽 지역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며, 석탄발전을 대체할 청정에너지를 공급하는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 에너지부는 전날 카리시 가스전 내 생산 개시를 허가하면서 이날 시추가 시작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레바논도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에서 협정 서명 이전 가스시추에 대해 "협정 위반"이라는 반발이 나왔지만, 레바논 정치권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스 생산을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해당 가스전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분쟁수역에 위치해있으며, 양국은 해당 수역에서 천연가스와 석유 등이 발견된 2000년대 초반 이후 계속 영유권분쟁을 벌여왔다.
양국간의 영유권 분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부터 미국의 중재가 시작됐다.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특사가 양국을 오가며 중재한 끝에 양국은 지난 13일, 미국이 제시한 지중해 해상 경계 획정안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27일 서명식을 앞두고 있다.
최종 획정안에는 860㎢에 달하는 양국 분쟁 수역에 대한 권리는 레바논이 갖는 한편, 이스라엘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해상 경계인 '부표 라인(Line of Buoys)'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영유권 분쟁 해역에 있는 카리시 가스전은 이스라엘이, 카나(Qana), 시돈(Sidon) 가스전은 레바논이 각각 개발하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측 가스전 개발에서 생긴 수익의 일부를 사용료로 받기로 합의했다.
미국 정부도 양국간 해상경계 획정 합의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회담자리에서 양국간 획정 합의를 언급하며 "역사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한 발짝 내딛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이를 완수하기 위해 원칙과 끈질긴 외교가 필요했다"며 이번 협정을 높게 평가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해상경계 획정과 관련해 정부가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것에 대한 반발은 있지만, 획정안 자체에 대한 반대목소리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아야르 라피드 총리가 앞서 영유권 획정안을 의회가 승인해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일었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해당 획정안을 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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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가스전 개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에 고전하던 유럽 국가들은 새로운 대체 공급망이 생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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