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상 특별손해… ‘예견가능성’ 입증 쉽지 않아
대안 서비스 존재도 카카오 책임 인정 어렵게 하는 요소
집단소송 제기되면 일률적으로 일정액 위자료 인정 가능성 있어

지난 주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작동이 중단된 가운데 17일 경기 성남 SK C&C 테이터센터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주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작동이 중단된 가운데 17일 경기 성남 SK C&C 테이터센터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지난 주말 사이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한 사용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배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메신저 서비스가 무료서비스라도 카카오의 부실한 서버 관리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입증해 배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 다른 대안 서비스들의 존재 등을 이유로 실제 배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견해도 있다.

신재연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변호사./사진=법무법인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홈페이지.

신재연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변호사./사진=법무법인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

18일 신재연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무료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카카오톡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되는데 못했던 사람도 있을 텐데, 그로 인해 재산적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그런 부분은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수행 중이기도 한 신 변호사는 카카오 서버가 집중돼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인 16일 네이버에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카페를 만들어 참여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카페 게시글에서 “화재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러한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측의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송참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피해내역을 정리해서 올려달라”고 했다. 또 “구체적 손해가 없다고 해도 위자료를 별도로 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이라기보다는 소송하실 분이 있으면, 제가 보기에는 가능할 것 같고 도와드릴 수 있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며 “일단은 좀 봐야 될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희망하는지, 피해 내용들은 어떤지 등을 살펴본 뒤에 소송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범위와 관련 신 변호사는 “개개의 손해 내용을 봐야 되는데 통상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범위라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 같고, 아주 특이한 케이스다 그러면 아무래도 받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카카오가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들 중에는 대안 서비스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가입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카카오가 다른 대안 서비스들을 압도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다른 대안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사진=구태언 변호사 제공.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사진=구태언 변호사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이번 사태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카카오 측으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출신의 IT 전문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유료서비스 같은 경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날 만큼 이용기간을 늘려주던가 하는 방식으로 손해를 보전해줄 수 있겠지만, 지금 논의되고 있는 손해배상은 대부분 카카오톡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로 민법상 ‘특별손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못해서 입게 된 불가피한 손해인데, 가령 중요한 계약 체결 기회를 놓쳤다거나 이런 것들은 그야말로 특별한 손해로 카카오 측에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실무상 배상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 민법상 손해배상은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별되는데 특별손해의 경우 채무자(혹은 가해자)가 자신의 채무불이행 내지 고의·과실 행위로 인해 그와 같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예견가능성’이 인정돼야 배상받을 수 있다.


구 변호사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대부분 서비스가 독점이 아닌 대안이 있는 서비스라는 점도 배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가령 카카오택시 같은 경우에도 타다나 우티 같은 대체 가능한 서비스들이 있기 때문에 카카오택시 서비스의 장애로 일반 시민이 택시를 잡지 못했다거나, 택시 기사가 손님을 태우지 못했다고 카카오에 배상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대안을 선택함으로써 쉽게 손해를 회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그 같이 손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손해를 감수한 경우, 이를 채무자가 예측할 수 있는 손해로 평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전산 장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점 등에 비춰 카카오 측의 관리 부실 책임이 인정되고, 손해 발생 사실이 입증된다고 해도 그와 같은 손해와 카카오의 과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배상책임이 인정되는데 이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사진=법무법인 민후 홈페이지.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사진=법무법인 민후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 IT 전문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카카오 장애로 인한 손해를 특별손해로 보는 견해도 있겠지만 카카오톡 사용이 일반화돼 있어서 특별손해로 단정하기는 곤란하고 통상손해로 볼 여지도 있다”면서도 “다만 어디까지 통상손해로 봐야 될 것인지가 문제가 될 텐데, 무제한 넓혀지지는 않을 것이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통상손해로 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통상손해로 인정된다는 것은 재산적 손해배상이 된다는 얘기지만 기존 법원의 보수적인 태도에 비춰볼 때 법원이 재산상 손해배상을 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AD

그는 “다만 법원이 위자료라든지 이런 형식으로 통일적으로 손해배상을 명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며 “가령 1만명의 피해자가 집단소송을 제기했을 때 각 당사자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들을 일일이 따져보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법원이 개별 사유를 판단하지 않고 ‘이 정도 정신적 피해가 인정된다’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일정액의 위자료 배상을 명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다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