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운영비 부담, 현지인 직원의 안전 책임, 잔여 자산 피해 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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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최대열 기자, 최서윤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다시 공격하면서 현지에 법인, 지사를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지 주재원은 모두 이동한 상태지만, 전쟁을 이유로 현지 법인까지 철수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 계속되는 운영비 부담, 현지인 직원의 안전 책임, 잔여 자산들에 대한 추가 피해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법인, 지사를 두고 있는 한국 기업 10여곳은 모두 현지 주재원을 이웃 유럽 국가로 이동시키거나 한국으로 철수한 상태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 키이우 내 삼성전자 연구개발(연구·개발)센터와 판매법인이 입주한 건물이 150m 거리에 떨어진 미사일 때문에 일부 파손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는 수백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돌린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파손된 유리창과 기기 일부를 수리해 사무실 정상화에 나서더라도 당분간 현지 직원의 재택근무 형태를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일찌감치 키이우 주재 한국 직원들을 모두 귀국 조치했으며, 현지 고용 직원들에게는 재택근무나 방공호 피신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미사일 공격전 키이우 무역관으로 출근해온 코트라 무역관장도 안전상의 문제로 현재는 재택근무 중이다.


당분간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이 계속되더라도 추가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우리 기업들은 중단된 현지 사업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어 피해 장기화가 예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쟁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사업을 철수할 경우 향후 재진입이 어려운데다 서방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현지 직원들도 대부분 피신 상태라 사업 진행이 안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지 직원 수를 축소할 수도 없어 운영비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 역시 "현지 진출 기업들 모두 사업을 중단한 채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사업 진행도, 철수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초 국가적 차원의 20조원대 우크라이나 고속철 사업참여율 검토했던 현대코퍼레이션과 현대로템 역시 전쟁으로 정부의 현지 고속철 사업 참여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철도사업을 2010년부터 정부와 협업하고 진행해 왔는데 그걸 포기할 수는 없다"며 "향후 우크라이나 고속철 사업, 전후 복구사업에도 현대코퍼레이션이 유력파트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사업철수는 생각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소규모였던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무역도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수출은 올해 1~8월 기준 1억3015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4% 급감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서는 수출금액이 4974만달러에서 2260만달러로 반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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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쪽 사업도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르노·도요타 등 일부 완성차업체가 러시아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했지만 올해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여태껏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러시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산 20만대 규모로 완성차 공장을 두고 있다. 수년 전 철수했던 제너럴모터스(GM)의 공장을 2020년 인수, 설비공사를 끝내 당초 올해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현지 부품 조달 등이 막히면서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그간 현지 판매망 등에 남아있던 완성차 재고 물량도 떨어져 지난 8월부터는 현지 판매량이 아예 없다"며 "철수 결정이 쉽지 않은 건 그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비를 날리는 것은 물론 현지 시장에서 다져온 입지가 아쉽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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