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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與, PPAT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부'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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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그냥 당에서 휴대폰 보안필름 106장 공동구매해서 배포하면 안 되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상범 의원 사이의 ‘문자 노출’ 사태가 있던 지난 19일 기자들끼리 모인 메신저 방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다른 기자들도 "보안필름 가격이 얼마나 한다고 그러냐"며 삼삼오오 동의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처분을 두고 오간 그들 사이의 대화 내용은 논외로 하더라도 ‘체리따봉’ 사건 이후 또다시 불거지고 만 문자 논란에 기자들도 피곤했던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정 비대위원장의 문자 노출이 ‘의도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기자들에게 문자나 수첩의 내용을 일부러 노출해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수법은 여의도에서는 이미 역사가 오래됐다. 하지만 강직하고 정공법을 선호하는 정 비대위원장의 성격상 고의로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문자 공개 논란으로 유상범 의원이 윤리위원에서 사퇴한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 ‘체리따봉’ 사건 역시 문자 노출 때문이었다. 이 노출이 고의인지 아닌지를 두고도 말이 많지만, 문자 노출 이후의 파장을 생각해볼 때 실수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거듭된 문자 노출 논란으로 인한 피로감 때문에 당내에서는 ‘휴대폰을 놓고 들어가야 하나’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1만 원 남짓한 보안필름 하나면 휴대폰을 놓고 들어가지 않아도 문자 노출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


이것이 고의가 아니라면 결론은 ‘무지’ 때문이다. 식사 자리에서 만난 여당 의원은 휴대폰 보안필름을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주자 ‘그런 것도 있었냐’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얼마 전 논란이 된 김성원 의원의 실언 역시 여러 차례의 문자 노출 사태와 오버랩된다. 여러 의원의 말을 들어 보면 당시 수해 현장에 소음이 많아 주변에 들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태의 요인 중 하나였다고 한다. 하지만 최신 장비들은 소음 속에서도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술을 통해 특정인의 음성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음향 기술의 발달을 간과한 것이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 적용 대상을 국회의원들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두 손 들어 환영한다.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의원들이 공부를 더 하는 게 국민들에게 나쁘게 작용할 여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한 여당 의원은 사적인 자리에서 "당헌·당규 하나 안 읽어보고, 헌법도 안 읽어보고 국회의원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며 "PPAT가 없으면 공부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거기에 덧붙여 여당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 관련 지식도 더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이상 여당발(發) 문자 노출 사태, 망언 유출 사태를 보고 싶지 않아서다. 온갖 첨단 산업 지원과 규제책을 통과시키는 의원들이 정작 본인의 스마트폰 보안을 어떻게 지키는지에 대해선 무지한 것을 보며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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