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 반도체 초격차 무대 평택 캠퍼스 가보니
기흥·화성 캠퍼스 더한 것보다 규모 큰 평택 캠퍼스
D램 공정 살피니 '첨단' 산업 불릴 만하네
하나의 반도체 탄생하기까지 90일 소요
삼성, 평택 4라인 착공 준비…미래 반도체 수요 적기 대응 체계 구축
[평택=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7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의 반도체 제조 설비. 최근 신설 라인이 들어선 평택 캠퍼스는 유명세만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삼성전자 D램을 생산하는 공정 일부를 살피니 미세 먼지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시설에 신속하게 움직이는 장비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반도체 산업을 '첨단'이라 표현하는 이유를 체감했다. 삼성전자는 추가적인 라인 신설로 평택 캠퍼스를 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평택 캠퍼스, 롯데월드타워보다 '긴' 생산 시설 갖췄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있는 평택 캠퍼스를 언론에 공개했다. 평택 캠퍼스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설인 파운드리를 갖춘 반도체 생산 기지다.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찾은 곳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대표성이 큰 장소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오전에 출발해 평택 캠퍼스로 가는 길은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서울을 벗어나 평택 캠퍼스 근방으로 갈수록 도시 외곽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건물이 드물게 있었고 나무와 밭 등으로 푸른 배경이 두드러졌다. 그러다 평택 캠퍼스에 다다르니 한눈에 다 담을 수 없는 회색빛의 대규모 시설이 펼쳐졌다. 얼핏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다수 직원은 건물 안팎을 오가며 활발했다.
평택 캠퍼스에선 차량 이동이 필수였다. 총면적이 289만제곱미터(㎡)로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인 만큼 도보로 이동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삼성전자의 다른 반도체 생산 기지인 기흥 캠퍼스(44만평)와 화성 캠퍼스(48만평)를 합친 수준이라고 하니 반도체 시설 중에서도 유독 규모가 큰 곳에 속했다. 총 3개 라인의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선 라인 3(P3) 시설의 경우 길이만 700m로 롯데월드타워(555m)를 눕힌 것보다 길었다. 시설을 둘러보며 압도적인 느낌을 받은 이유다.
천장에서 바삐 움직이는 웨이퍼 이송 장치…안전, 보안 위해 방진복 색도 '다양'
라인 1(P1)에 마련된 윈도 투어를 통해서는 실제 D램이 생산되는 공정 일부를 유리 벽 너머로 볼 수 있었다. 천장에서 빠른 속도로 시설 구석구석을 돌고 있는 흰색 웨이퍼이송 장치(OHT) 여럿이 바로 눈길을 끌었다. 컴퓨터 본체보다 크기가 크게 보였음에도 동작이 둔하지 않았다. 웨이퍼를 각 공정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다 보니 신속한 작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P1에만 1500여개 OHT가 있는데,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국내 반도체 장비사인 세메스를 통해 도입한 기기들이었다. 삼성전자는 OHT 발달로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OHT가 공정에서 중요도가 큰 장비인 만큼 한 대 가격이 현대자동차 그랜저 모델의 풀옵션 가격인 4000만원대에 이른다는 설명도 더했다.
유리 벽을 통해 설비 사이로 방진복을 입은 직원이 돌아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방진복 색이 하나로 통일되지 않고 여럿이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안전, 보안상 이유로 일반 임직원은 흰색, 엔지니어는 연한 하늘색, 협력사는 진한 파란색 등으로 색을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협력사 직원의 경우 진한 파란색의 방진복을 입고 협력 사명을 적은 A4 용지 크기의 천을 가슴에 부착하고 있었다.
미세 먼지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방진복이 필수인데, 인체에서 나오는 먼지도 있는 만큼 머리카락까지 철저하게 가린다고 했다. 화장하고 눈을 비비면 순간 2만5000여개 먼지가 발생하는 만큼 방진복 착용과 함께 화장도 금지였다. 시설 바닥은 먼지를 빨아들여 공장 청정도를 유지하고자 구멍이 작게 여러 개 뚫려 있었다.
삼성, 평택 4라인 기초 공사 진행…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 단지로
평택 캠퍼스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과 미래 비전을 살필 수 있는 반도체 뮤지엄도 마련돼 있었다. 이곳에선 원형의 웨이퍼가 어떤 공정을 거쳐 여러 개작은 반도체로 탄생하는지 과정을 알 수 있었다.
반도체 이미지를 생각하면 흔히 표면에 있는 패턴을 떠올리게 되는데, 민자 웨이퍼에서 패턴을 더하기까지 300개 이상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패키지와 테스트까지 더한 후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최종 반도체가 탄생하는 식이다. 반도체 하나를 만들려면 8대 공정과 후공정까지 포함해 최소 90일 이상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 이해됐다.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를 차세대 반도체 전초 기지로 조성하고자 추가 라인을 신설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래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자 4라인(P4) 착공을 위한 기초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착공 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다. 평택 캠퍼스가 총 6개 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규모인 만큼 향후 P4를 포함해 시설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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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대표는 "평택 캠퍼스는 업계 최 선단의 14나노 D램과 초고용량 V낸드, 5나노 이하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모두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단지로 성장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은 물론 친환경 사업장을 구축하고 지역사회, 협력사 등과 다양한 상생 활동을 펼치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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